“27년 베테랑, 100% 살아계실 것”…희망끈 놓지 않는 봉화 광부 가족

  • 뉴스1
  • 입력 2022년 11월 4일 14시 35분


경북 봉화 아연광산 매몰 사고 10일째인 4일 오전 중앙119구조본부 대원들이 내부 진입을 위해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2.11.4/뉴스1
경북 봉화 아연광산 매몰 사고 10일째인 4일 오전 중앙119구조본부 대원들이 내부 진입을 위해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2.11.4/뉴스1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토사 매몰로 광부 2명이 고립된지 10일째인 4일, 광부 박모씨(62)의 큰아들 A씨(42)는 “아버지가 반드시 살아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구조현장을 지킨 A씨는 “27년 경력의 베테랑 광부인 아버지가 작업장소 인근에 대피해 계실 것으로 100% 믿고 있다”고 했다.

아들 둘을 둔 박씨는 A씨가 태어난지 8개월되던 1982년부터 강원 정선군 사북읍 동원탄좌에서 광부로 일했다.

동원탄좌는 국내 민영탄광 가운데 생산 규모가 가장 큰 곳이었으며, 박씨는 2004년 폐광될 때까지 그곳에서 일했다고 한다.

경북 봉화 아연광산 매몰 사고 10일째인 4일 오전, 고립된 62세 광부 박모씨의 큰아들 A씨(42)가 아버지 생존 예상 장소를 지목하고 있다. 2022.11.4/뉴스1
경북 봉화 아연광산 매몰 사고 10일째인 4일 오전, 고립된 62세 광부 박모씨의 큰아들 A씨(42)가 아버지 생존 예상 장소를 지목하고 있다. 2022.11.4/뉴스1
이번에 붕괴사고가 난 봉화 아연광산에서 일한지는 5년째다.

A씨는 “사북 동원탄좌에서 일하실 때 직접 매몰되신 적은 없지만, 비슷한 경험을 이미 하셔서 누구보다 상황 판단이 빠른 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랜턴 배터리는 소모됐겠지만, 석탄을 캐는 탄광과 달리 아연을 취급하는 이곳에서는 라이터 휴대가 가능해 생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업체 관계자는 “지하에 가스가 없기 때문에 라이터 휴대가 안전수칙에 어긋나지 않으며 휴식시간에 담배도 피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천장 낙석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동발에 사용되는 나무 등 목재와 물이 있고 산소공급도 원활할 것”이라며 “사고 당시 본능적으로 안전한 곳에 피신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

A씨가 대피지역으로 예상하고 지목한 곳은 8번 천공기가 설치돼 시추 작업이 130m 가량 진행되고 있다. 전날 시추 후 내시경을 투입했던 3, 4, 6번 천공기 주변과 달리 지대가 높아 190m까지 내려가야 바닥이 나온다.

또 아연광산 특성상 주변 토질과 바위에 철 성분이 많기 때문에 일반 돌보다 훨씬 단단해 시추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경북 봉화 아연광산 매몰 사고 10일째인 4일 오전 구조 작업이 진행되는 있는 갱도 출입구 옆 컨테이너에 임시로 마련된 휴게소에서 대기하는 가족들이 무사 생환을 기원하는 편지를 썼다. 가족들의 마음을 담은 편지는 음식·의약품 등 비상구난품과 함께 시추를 통해 확보한 구멍을 통해 투입할 계획이다. 2022.11.4/뉴스1
경북 봉화 아연광산 매몰 사고 10일째인 4일 오전 구조 작업이 진행되는 있는 갱도 출입구 옆 컨테이너에 임시로 마련된 휴게소에서 대기하는 가족들이 무사 생환을 기원하는 편지를 썼다. 가족들의 마음을 담은 편지는 음식·의약품 등 비상구난품과 함께 시추를 통해 확보한 구멍을 통해 투입할 계획이다. 2022.11.4/뉴스1
A씨는 “사고 당일 오후 3시 작업에 들어가서 3시간쯤 후 사고를 당했는데 점심시간에 짧게 통화한 것이 마지막이었다”며 “아직 못다 한 말이 많은데 꼭 살아 돌아오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날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갱도 출입구 옆 컨테이너에 임시로 마련된 휴게소에서 대기 중인 가족들은 무사 생환을 기원하는 편지를 썼다.

소방당국은 가족들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음식, 의약품 등과 함께 담아 시추공에 투입할 예정이다.

(봉화=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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