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후 첫 금요일… “한산한 홍대 풍경, 2년만에 처음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4일 2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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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가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 기간에 맞는 첫 금요일인 4일 오후 모든 행사와 공연이 취소된 홍대거리가 평소와는 다르게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태원 참사가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 기간에 맞는 첫 금요일인 4일 오후 모든 행사와 공연이 취소된 홍대거리가 평소와는 다르게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년 동안 홍대 미술학원에서 일했지만 금요일에 이렇게 사람이 적은 건 처음 보네요.“

4일 오후 7시 경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을 지나던 김모 씨(26)는 시끌벅적하던 평소와 달리 차분한 거리 풍경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후 첫 ‘불금’을 맞은 5일 홍대거리에는 오가는 사람을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한산했다. 김 씨는 “평소에 금요일 저녁 이 시간대면 클럽이나 헌팅포차 앞에 긴 줄이 생기는데 지금은 전혀 안 보인다”며 “이태원 참사 이후 확실히 거리에 사람이 줄었다. 이번주 내내 홍대가 조용했다”고 했다.

정부가 이달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한 가운데 시민들은 회식과 술자리를 줄이면서 차분한 주말을 맞고 있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오후 6~8시 클럽과 헌팅포차 등 7곳을 둘러본 결과 대기가 있는 곳은 3곳 뿐이었다. 한 헌팅포차 내부엔 손님이 한 테이블 밖에 없었다.

친구와 함께 홍대 상상마당 앞 분향소를 찾은 김모 씨(24)는 “평소 홍대에 자주 오는데 원래 이 시간이면 클럽을 찾는 사람들 때문에 횡단보도도 한 번에 못 건넌다. 확실히 이태원 참사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했다.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은 국가애도기간 동안 문을 닫은 가게들 때문에 거리 전체가 적막했다. 이태원119안전센터에서부터 퀴논길 인근까지 약 430m 거리에 있는 음식점 및 주점 41곳 중 15곳만 문을 열었다.

회사원 상당수도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면서 저녁 귀가를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김수정 씨(25·서울 동대문구)는 “회사에서 애도기간 동안 회식을 금지하면서 이번 주 금요일 예정됐던 회식이 취소됐다”며 “대형 참사가 난 직후라 다른 약속도 안 잡고 집에 가는 중”이라고 했다.

월드컵 때마다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등에서 진행되던 ‘거리 응원전’도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 서울시는 이날 대한축구협회가 광화문광장 사용 신청 취소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당초 축구협회는 대표팀의 첫 경기가 예정된 24일 우루과이와의 조별 예선에 맞춰 거리 응원전을 할 계획이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참사로부터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거리 응원을 하는 게 국민 정서에 안 맞다고 판단했다”며 “유가족과 아픔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께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취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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