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자택에서 압수한 외장하드를 50일째 포렌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포렌식 과정에 암호가 걸려 있는 것을 확인한 검찰이 정 실장 변호인에게 비밀번호 제공 의사를 물어지만 거부당하면서다.
검찰은 5일 오후 기자단 문자 공지를 통해 “정 실장에게서 압수한 외장하드에 암호가 걸려 있어 현재까지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중인 사안으로 상세히 확인해드리기 어려우나, 문의가 많아 오보 방지 차원에서 알려 드린다”며 이 같이 공지했다.
검찰은 “포렌식 절차에 참여한 (정 실장)변호인에게 비밀번호 제공 의사를 확인했으나 이를 거부해 비밀번호 해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장하드’와 별도로 압수수색 당시 정진상 실장 측이 아들의 소유라고 주장한 ‘노트북’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별도로 압수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찰에서는 피의사실을 알린 바 없으며, 사실과 다른 일방의 주장에 대하여 진상을 확인후 보도해주시기 바란다”며 수사 사안에 대한 신중한 보도를 당부했다.
검찰의 이 같은 공지는 민주당이 ‘정 실장 측이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사실무근을 주장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정 실장이 검찰이 압수한 자신의 외장하드 비밀번호를 제출하지 않는다는 보도는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압수한 외장하드는 정 실장 아들의 것이며 검찰이 포렌식으로 이를 확인했음에도 악의적으로 내용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외장하드가 애플 전용 제품이라 압수수색 현장에서 포렌식이 불가해 검찰은 우선 물품을 압수했고 이후 정 실장 측의 입회하에 포렌식을 실시했다”며 “그 결과 정 실장 아들 소유로 밝혀졌으며 양측 모두 이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외장하드가 정 실장의 것이란 주장도, 비밀번호를 숨겨 내용 확인이 안 된다는 주장도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민주당은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려는 검찰의 꼼수”라며 “피의사실을 무차별적으로 공표하는 검찰의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 9월16일 정 실장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외장하드를 확보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이자 구단주를 지냈던 2014~2017년 두산건설, NH농협은행 성남시지부, 네이버, 분당차병원, 현대백화점, 알파돔시티 등 기업 등 6곳에서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170억여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당시 성남FC가 해당 6곳에서 각각 받은 금액으로는 두산건설 50억원, 농협 성남시지부 50억원, 네이버 39억원, 분당차병원 33억원, 현대백화점 5억6000만원, 알파돔시티 5억5000만원 등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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