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사진)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저녁 ‘이태원 거리를 점검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은 단순히 귀갓길에 지나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용산구는 박 구청장이 이태원 참사 당일 오후 8시 20분과 9시경 퀴논길 일대를 둘러봤다고 밝혔다. 퀴논길은 해밀톤호텔 맞은편 이태원로 남측 골목으로 참사 현장에서는 직선거리로 100m가량 떨어져 있다.
그러나 5일 공개된 박 구청장 자택 앞 건물 폐쇄회로(CC)TV 화면에는 당일 오후 8시 22분경 박 구청장이 퀴논길에서 약 70m 떨어진 자택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당일 고향인 경남 의령군 축제 현장을 찾았던 박 구청장이 서울로 돌아온 뒤 자택에 도보로 귀가한 것을 ‘점검했다’며 부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는 박 구청장의 해명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박 구청장은 이날 오후 9시 반경 퀴논길을 둘러본 이후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이 있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인파가 많이 몰려 걱정된다. 신경 쓰고 있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권 장관은 용산이 지역구인 현역 의원이고 박 구청장은 권 장관의 측근이다. 당시 이태원 일대에선 ‘압사 우려’ 등이 담긴 112신고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었지만 박 구청장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편 이태원 일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용산구 CCTV관제센터는 행정안전부 상황실에 사고 위험 보고 등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