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건조주의보가 잇따라 내려지고 있다. 국립공원 내 115개 탐방로는 산불 우려에 15일부터 한 달 동안 통제된다.
기상청은 4일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강원 강릉, 동해, 태백, 속초 등 영동 지방과 강원 산지 전체에 건조주의보를 내렸다. 부산과 울산, 전남 광양, 순천, 여수, 경북 경산 포항, 경남 창원에도 건조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건조주의보는 실효습도가 35% 이하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일 때 발령된다. 실효습도란 나흘간 습도 변화에 시간의 가중치를 더해서 구하는 습도 값으로 목재와 같이 화재 위험이 있는 물체의 건조도를 가늠할 수 있다. 실효습도가 50% 이하면 화재 위험이 높아진다.
강원 지역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이유는 며칠 전부터 불어온 차고 건조한 북서풍 때문이다. 특히 강원 영동 지방과 산지는 서풍으로 인한 ‘푄현상’이 영향을 미쳤다. 푄현상이란 공기가 산을 타고 넘으면서 건조해지는 현상이다.
산악 지역에 건조주의보가 계속되면서 늦가을 산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산불 횟수는 크게 증가했다. 2012년에는 197건이었지만 지난해 349건으로 1.8배 늘었고, 피해 면적은 72ha(헥타르)에서 766ha로 10.6배 넓어졌다.
올해 산불은 9월까지만 632건에 이른다. 최근 10년 평균(481건)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이 중 11건은 100ha 이상 피해를 남긴 대형 산불로 총 2만4016ha의 산림 피해가 발생했다. 올 3월에 경북 울진을 시작으로 발생한 산불은 강원 삼척, 영월, 동해, 강릉 등으로 번지며 축구장 면적 4621배 산림에 피해를 입혔다.
국립공원공단은 단풍철을 맞아 탐방객들이 늘어난 데다 건조주의보까지 내리면서 설악산 오색~대청봉 구간 등 총 115개 탐방로를 1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한 달 간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총 449km에 이르는 구간이다.
28개 구간 253km 구간은 부분 통제할 예정이다. 산불 발생 위험이 적은 구간은 평상시와 같이 정상 운영한다. 탐방로 통제 구간 현황은 8일부터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입동’인 7일 추위가 물러가면서 기온이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 한동안은 아침 기온 1~11도, 한낮기온 14~21도의 맑은 가을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8일 서울 아침기온은 9도, 한낮기온 17도, 대전 아침기온 7도, 한낮기온 19도, 대구 아침기온 6도, 한낮기온 20도로 예보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