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투입해도 모자랄판” 당일 119신고 100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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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
오후 10시15분이후 “살려달라” 비명
소방 “출동 중이에요” 답변 반복

“여기 이태원인데요. 이쪽에 경찰이고 소방차고 다 보내주셔야 될 것 같아요. 사람이 압사 당하게 생겼어요.”(신고자)

“다친 사람이 있어요?”(접수자)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5분에 접수된 이 신고를 시작으로 다음 날 0시 56분까지 관련 119 신고가 총 100건(무응답 제외 총 87건) 접수됐다.

뉴시스
7일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실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119 신고 녹취록에는 참사 현장에서 신고자들이 간절하게 구조를 요청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후 10시 18분 신고자는 “여기…. 죽을 것 같아요”라고 했고, 오후 10시 22분 신고자는 비명을 지르며 “빨리. 살려주세요! ○○앞이에요”라고 외쳤다. 수화기 너머에선 “밀지 마!”라는 아우성이 가득했다. 하지만 소방은 “가고 있어요”, “출동 중이에요”라는 답을 반복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인접 소방서까지 동원하는 ‘대응 2단계’로 올린 것은 오후 11시 13분이었는데 녹취된 87건 중 64번째 신고가 접수된 다음이었다.

이 때문에 초기 신고자는 약 1시간 뒤 다시 119에 전화해 “군부대를 투입해도 모자라다고, 경찰이고 소방이고 다 와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몇 명이 죽었는지 모르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항의했다.

오후 11시 6분에는 ‘서울 용산경찰서 상황실’이라고 밝힌 신고자가 “구급차 서너 대 정도는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참사 발생 51분이 흐른 당시에도 경찰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정황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신고#119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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