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시 소방에 들어온 신고 중 ‘압사’ 관련 언급이 20차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119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15분 신고를 시작으로 30일 오전0시56분까지 총 10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중 무응답을 제외한 신고는 87건으로 나타났다.
신고록을 보면, 첫 신고자는 “여기 이태원인데 이쪽에 경찰이고 소방차고 다 보내주셔야 될 것 같아요. 사람이 압사당하게 생겼어요”라며 위급한 상황을 알린다. 이 신고자는 “농담하는 거 아니고요”라고 재차 상황을 강조했다.
이후 이어진 오후 10시18분 신고자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압사해서 죽을 것 같아요”라며 구조요청을 했다.
접수자가 “압사해서 죽을 것 같다고요? 깔렸어요?”라고 묻자, 신고자는 “깔린 사람도 있어요. 지금 엄청 많아요”라고 상황을 전했다.
오후 10시21분부터는 비명과 함께 “이태원역 입구, 지금 사람이 다 죽게 생겼어요. 지금 사람이 엄청 많이 깔렸어요”라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에도 비슷한 내용의 신고가 계속됐으며 비명과 신음, “밀지 마세요” 등의 주변 목소리가 녹음됐다. “살려주세요. 숨을 못 쉴 것 같다”는 신고도 이어졌다.
용산구조대는 오후 10시29분 인근 현장에 도착했으며, 15명 정도 의식 없는 시민들을 확인한 뒤 10시43분에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한다. 3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신고 건수는 50건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해당 신고록에서 ‘압사’라는 단어는 모두 20차례 나왔다. “죽을 것 같다”는 신고는 9차례, 비명과 신음을 내며 살려달라는 신고는 18건에 달했다.
이후에도 신고가 이어지자 오후 11시8분에는 용산경찰서장이 지휘권을 선언했고, 오후 11시13분 대응 2단계로 상향했다. 소방은 계속해서 재난의료지원팀(DMAT)과 경력을 추가로 요청했고, 경기도와 인천에서 구급차 44대와 10대가 추가로 출동했다. 소방청은 오후 11시48분에서야 대응 3단계로 상향했다.
그러나 소방이 현장에 도착한 뒤에도 인원이 많아 제대로 진입하지 못했고, 신고는 이어졌다. 오후 10시34분 신고록에는 접수자가 “진입이 힘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고, 10시41분에는 “가용인력이 거기 전부 출동했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오후 11시31분 숨을 못 쉬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에 소방은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서 더 이상 투입할 수 없다. 거기서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질서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구조대 추가 투입을 요청하는 시민들의 신고도 계속됐다. 오후 10시17분쯤 신고했다는 한 신고자는 “굉장히 급박한 상황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실제로 쓰러진 사람이 있냐 소리를 해 너무 화가 나고 미치겠다”며 구조대 추가 투입을 요구했다. 오후 11시41분에도 “인력이 너무 부족해서 사람들이 다 죽고 있다. 더 보내달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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