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상공에 고기압이 자리하면서 기온이 오르고 맑은 날씨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공기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 등으로 한동안 줄었던 겨울철 미세먼지 배출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상공에 이동성 고기압이 자리하게 되면서 지난 주말까지 전국을 떨게 했던 추위가 물러갔다. 8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11도, 낮 최고기온은 15~21도로 평년 수준을 나타냈다. 9일에도 아침기온은 서울 1도, 대전 5도, 대구 6도, 광주 8도, 한낮기온은 서울 17도, 대전 18도, 대구 20도, 광주 21도 등으로 예보됐다. 아침에는 쌀쌀하지만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질 정도로 낮에는 따뜻하겠다.
고기압의 영향으로 날씨도 대체로 맑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성 고기압은 9일까지 영향을 미친 뒤 동해로 빠져나가는데, 10일에도 중국 북동 지방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기 시작하면서 맑은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고기압에 의해 공기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오르겠다. 8일에도 경기, 충청, 전북, 대구 지역의 미세먼지(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한때 ㎥당 7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 분의 1g) 이상으로 오르는 등 ‘나쁨’ 수준을 나타냈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9일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 전북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일 것이라 예보했다. 그 밖의 지역도 ‘좋음’(㎥당 15μg 이하)이 아닌 ‘보통’ 수준(35μg 이하)일 것으로 보인다.
겨울철이 되면 날씨가 맑거나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은 날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난다. 날씨가 맑거나 기온이 높다는 것은 한반도가 고기압권에 들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난방 가동 등으로 국내 미세먼지 원인물질 배출량이 늘어나는데, 한반도가 고기압권에 들면 공기가 정체되면서 이 물질들이 오가지 못하고 국내 대기층에 쌓이게 된다. 반대로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 추운 대신 강한 바람이 불면서 국내에 쌓였던 미세먼지 원인물질이 외부로 흩어진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람들의 활동 감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전국 평균 농도가 2021년 기준 ㎥당 18μg까지 떨어졌다. 2015년 초미세먼지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저치다.
하지만 올해는 활동량이 늘고 경기가 회복 양상을 보이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 가을 첫 미세먼지 경보는 지난달 1일 발령됐는데, 지난해 첫 발령일(11월 19일)보다 49일 빨랐다. 9월 29일에는 가을 들어 처음으로 고농도 미세먼지(나쁨 이상)가 나타났다. 9월에 미세먼지 농도 나쁨이 나타난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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