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실장 “강남역도 매일 13만명” 언급했다 국회 뭇매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11월 8일 15시 23분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이태원 압사 참사 당일 현장 인파를 서울 강남역 출퇴근 인파와 비교해 언급했다가 야당 의원들의 뭇매를 맞았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방 실장에게 “집회·시위 현장 등에는 경력이 과잉 배치돼 있으면서 정작 혼잡경비가 필요한 지역에는 경비 경찰이 하나도 배치되지 않았다. 다른 데 정신이 나가 있는 거다. 그중 하나가 마약”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방 실장은 “경찰력이 13만명이 있는데 마약 단속에 동원되는 경력 때문에 인파 관리가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찰 배치를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면 얼마든지 운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황 의원은 “마약 단속 때문에 경찰이 부족했다는 것이 아니라 경찰 배치를 왜 생각 못했느냐는 것”이라고 되물었다.

방 실장은 “일상에서 강남역에 하루 통행하는 인원이 13만명이 넘는다”며 “이태원이 아니고 매일 우리 일상에, 강남역에 하루 다니는 인파가 13만 8000명이다. 평일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자 황 의원은 “그렇게 비교하면 안 된다. 이태원 해밀턴 골목에, 길이 40m 폭 3.2m에 인파가 몰렸는데 출퇴근 러시아워 인파와 어떻게 비교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방 실장은 “우리 일상생활에 그렇게 많은 인파가 있다. 제 딸도 강남역을 이용하다 도저히 이용할 수가 없어서 버스를 탄다. 그만큼 우리가 그런 것(인파)에 둔하다”며 “그래서 그런 것들을 미리 방지하고 더 많은 관리 인력을 투입해서 일상의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가운데)이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중대본 회의 결과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1.4/뉴스1
방문규 국무조정실장(가운데)이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중대본 회의 결과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1.4/뉴스1
위원장인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강남역과 같이) 항상 그렇게 이루어졌던 것은 그 상태에서도 유지되는 질서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수 있다”며 “이태원은 핼러윈이라는 특정한 날에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 특수성이 있는 것 아닌가. 국가와 경찰이 대비하고 안전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 실장은 “우리 일상의 위험이 너무 많이 있는데 거기에 무감각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정부도 그 부분에 반성하고 관리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같은 발언에 황 의원을 포함한 다른 의원들도 ‘이태원이랑 강남역이랑 똑같다면 정부 책임이 없다는 것 아니냐’, ‘강남에도 언제든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방 실장은 “그런 위험에 대비를 앞으로 더 하겠다는 말씀”이라며 “제 전달력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국민의 안전에 신경을 안 쓴다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거다. 어디 국민을 탓하느냐”고 질타했고 방 실장은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겠다는 취지”라고 거듭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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