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이태원 압사 참사 당일 현장 인파를 서울 강남역 출퇴근 인파와 비교해 언급했다가 야당 의원들의 뭇매를 맞았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방 실장에게 “집회·시위 현장 등에는 경력이 과잉 배치돼 있으면서 정작 혼잡경비가 필요한 지역에는 경비 경찰이 하나도 배치되지 않았다. 다른 데 정신이 나가 있는 거다. 그중 하나가 마약”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방 실장은 “경찰력이 13만명이 있는데 마약 단속에 동원되는 경력 때문에 인파 관리가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찰 배치를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면 얼마든지 운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황 의원은 “마약 단속 때문에 경찰이 부족했다는 것이 아니라 경찰 배치를 왜 생각 못했느냐는 것”이라고 되물었다.
방 실장은 “일상에서 강남역에 하루 통행하는 인원이 13만명이 넘는다”며 “이태원이 아니고 매일 우리 일상에, 강남역에 하루 다니는 인파가 13만 8000명이다. 평일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자 황 의원은 “그렇게 비교하면 안 된다. 이태원 해밀턴 골목에, 길이 40m 폭 3.2m에 인파가 몰렸는데 출퇴근 러시아워 인파와 어떻게 비교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방 실장은 “우리 일상생활에 그렇게 많은 인파가 있다. 제 딸도 강남역을 이용하다 도저히 이용할 수가 없어서 버스를 탄다. 그만큼 우리가 그런 것(인파)에 둔하다”며 “그래서 그런 것들을 미리 방지하고 더 많은 관리 인력을 투입해서 일상의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위원장인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강남역과 같이) 항상 그렇게 이루어졌던 것은 그 상태에서도 유지되는 질서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수 있다”며 “이태원은 핼러윈이라는 특정한 날에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 특수성이 있는 것 아닌가. 국가와 경찰이 대비하고 안전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 실장은 “우리 일상의 위험이 너무 많이 있는데 거기에 무감각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정부도 그 부분에 반성하고 관리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같은 발언에 황 의원을 포함한 다른 의원들도 ‘이태원이랑 강남역이랑 똑같다면 정부 책임이 없다는 것 아니냐’, ‘강남에도 언제든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방 실장은 “그런 위험에 대비를 앞으로 더 하겠다는 말씀”이라며 “제 전달력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국민의 안전에 신경을 안 쓴다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거다. 어디 국민을 탓하느냐”고 질타했고 방 실장은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겠다는 취지”라고 거듭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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