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이태원 참사 당일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당시 이 전 서장이 식사를 하던 시간은 압사 관련 위험 신고가 이어지던 때였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발생 당일인 지난달 29일 용산 일대에서 열린 집회 대응을 지휘한 뒤 오후 9시 24분쯤 식사를 하러 용산서 정보과장, 경비과장, 직원 등과 함께 용산서 인근의 한 설렁탕집을 찾았다.
채널A 제공
8일 채널A가 공개한 식당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이들은 약 20여 분간 식사를 했는데 식사를 마칠 때까지 이 전 서장은 다급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용산서 형사과장이 형사기동차량을 참사 현장으로 급파한 시간은 오후 9시 33분이며 용산서 112 상황실장이 이태원 역장에게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고 주장하는 시간은 오후 9시 38분이다.
당시 시각은 이미 112에 “이태원 길거리에 사람이 너무 많아 위험하다”는 신고가 여러 번 접수된 시간이다. 이 전 서장이 식사를 하던 중 이태원 현장이 ‘긴급 상황’이라는 보고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CCTV에서 보인 이 전 서장의 모습이 느긋해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식당 주인 역시 ‘식사 중 무전을 받기도 했냐’는 질문에는 “그런 건 없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서장은 감찰 조사에서 관용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를 받아 사안의 심각성을 몰랐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서장은 식사를 마친 뒤 관용차량에 탑승해 이태원 현장으로 향했을 당시 뒷짐을 지고 걷는 모습이 CCTV에 포착돼 논란이 됐다. 이 전 서장은 오후 10시쯤 사고 현장에서 도로 10분 거리인 녹사평역에 도착했다. 길이 막히는 상황에서 이 전 서장은 차량 통행을 고집하다 50여 분이 지난 오후 11시쯤 차량에 내려서 여유롭게 현장을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6일 이 전 서장을 직무 유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참사 대응 문제점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이 사고 발생 직후에 현장에 도착했다는 상황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해당 보고를 작성한 상황실 직원을 소환해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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