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로 받아 키우던 풍산개 두 마리를 8일 반환했다. 전날 문 전 대통령 측이 “대통령실의 반대로 약속했던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반환 방침을 공식화한지 하루 만이다.
문 전 대통령 측은 8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풍산개 ‘곰이’와 ‘송강’ 2마리를 오늘 대통령기록관 측과의 합의에 따라 정해진 장소에 반환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양측은 대구 경북대병원 산하 동물병원에서 만나 개들을 인도했다고 한다.
풍산개들은 이곳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뒤 대통령기록관이 지정한 위탁 기관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위탁기관 결정 전까지 병원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풍산개 3마리 중 1마리(다운이)는 반환하지 않고 직접 기르기로 했다. 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다운이는 문 전 대통령이 예전부터 기르던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태어났다”면서 “3마리 모두 대통령기록물로 위탁 관리한 건 맞지만 다운이는 자비로 키울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퇴임 직후 작성한 위탁 협약서에는 3마리 모두를 대통령기록물로 명시하고 있다”면서 “명확한 설명을 전달받지 못했기 때문에 (반환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풍산개 반환을 두고 여야는 8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장에서 격돌했다.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은 “전직 대통령까지 지내신 분이 키우던 반려견 비용을 안 줄거면 도로 가져가라고 하느냐”며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정부의 의지가 없어서 문 전 대통령이 기록물(풍산개)을 반환하겠다고 한 것이 파양이냐”고 맞섰다.
이날 국감에 출석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반환 배경이) 사룟값 (때문)인지는 제가 여기서 말씀드릴 성격이 아니다”고 한 답변을 두고 고성도 오갔다. 진 의원이 “답변을 똑바로 하시라. 문 전 대통령이 사룟값이 아깝다고 반환하겠다고 하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이자 김 실장도 언성을 높이며 “그렇게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양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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