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의 휠체어 소음, ‘꽝 꽝’ 벽 치는 소리…이해는 되지만 고통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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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1월 9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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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2부]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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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불편한 지체 장애인은 집안에 들어와서는 목발이나 의족을 풀어 놓고 편히 있고 싶다. 그런데 화장실에 가거나 거실에서 식탁으로 이동하려면 기어 다니지 않으려면 한 발로 뛸 수 밖에 없다.

이 때 아랫집에는 ‘쿵 쿵 쿵’ 울리는 층간소음으로 들리는 것이다. 지적장애아나 자폐증이 심한 아이들이 벽을 치거나 고함을 치는 소리가 있을 수 있고, 청각장애인들이 내는 소리가 아래위 옆 집에게는 이상한 소음으로 들릴 수도 있다.

층간소음 피해자 입장에서는 장애인 가정이라고 이해하려고 해도 하루 이틀이 아니고 오랜 기간 지속되면 이해만으로 참고 견디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먼저 장애인 가정에서 이해해 달라고만 할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층간소음을 줄이려는 노력을 다해야한다. 이웃들도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을 알아주고, 장애인 가정도 공동체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따뜻한 마음씨가 필요하다.

※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장애인 윗집의 휠체어 소음, 이해되지만 아랫집도 너무 괴로워
강원도 춘천의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40대 주부입니다.

현재 저는 윗집의 층간소음으로 인해 2년 넘게 시달리고 있고, 윗집의 소음이 들릴 때마다 감정이 불안해지고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지고, 짜증이 납니다. 병원 진료를 받아보니, 초기 심장병이라고 합니다. 신경이 예민해지다 보니 남편과 부부싸움도 잦아지고, 이젠 남편과 말도 하지 않습니다. 모든 게 다 윗집 때문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새로 이사를 온 윗집에서 바퀴 굴러가는 소리, 안방에서 ‘쿵,쿵’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윗집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심하게 하는가 보다’ 생각하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소리가 한 달이 넘도록 매일들렸습니다. 윗집을 직접 찾아가기는 조심스러워 아파트 관리소장에게 설명을 했습니다. 관리소장은 “윗집은 인테리어 공사를 한적이 없다”면서 “남편이 다리가 불편하고 청각에 장애가 있다”고 했습니다. “주의를 주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도 보탰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도 전혀 달라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다시 관리소장에게 갔더니 “남편이 다리가 불편하여 집 안에서도 휠체어를 타고 다니고, 갑자기 안방에 혼자 누워있다가 안방 벽을 친다”고 했습니다. 윗집 아줌마의 말로는 최대한 조심하고 있으니, 관리소에서 주의를 줄 때마다 죄송하다고만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소음을 저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있으니 기다려 달라고만 합니다.

윗집 분이 몸이 불편하니 이해해야지 하면서도 저와 가족들도 계속되는 쿵 콩 소리와 꽝 꽝 벽을 치는 소리 때문에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
한 발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집 안에서 깨금발로 뛸 수도 있고, 두 발이 모두 불편하면 집안에서도 휠체어를 탑니다. 청각이 불편하신 분들은 수화로 소통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벽을 쳐서 사람을 부르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아래윗집에는 소음으로 들린다는 것입니다. 장기간 지속되기 때문에 마음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도 합니다. 소음을 줄이려는 실질적인 노력과 이에 대한 이해가 함께 있어야합니다.

휠체어의 경우 집안에서 움직이는 동선이 거의 일정합니다. 주요 동선 바닥에 매트보다는 얇은 카페트를 설치하면 휠체어의 바퀴 소음이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벽을 치는 소리의 경우에는 벽에 붙이는 3cm 두께의 매트가 있습니다. 이를 설치하시고, 매트 때문에 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때는 차라리 누르는 부저를 설치하면 집 안 사람들은 들을 수 있지만 아래윗집으로는 잘 전달되지 않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장애인 이웃과 관리소와 함께 상의하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힘드시겠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마음씨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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