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갑상샘 환자 1년새 10%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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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건강보험통계연보’ 살펴보니
12대 만성질환 환자 2000만명 넘어
고혈압 706만명 최다… 국민 14%
“고령화에 건강관리 하락 겹쳐”

지난해 12대 만성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처음으로 20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심장질환과 갑상샘 장애로 진료를 받은 국민이 각각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 급속한 고령화 등으로 인해 만성질환자가 늘면서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펴낸 ‘2021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2대 만성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전체 환자는 총 2007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6.1% 증가했다. ‘12대 만성질환’이란 한국인이 많이 겪는 탓에 정부가 ‘만성질환 관리료’ 등 의료비를 지원하는 고혈압, 당뇨병 등 12개 주요 질환을 뜻한다.

질환별로 보면 심장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178만3000명으로 2020년(162만5000명) 대비 9.8% 증가했다. 갑상샘 장애 진료 환자도 같은 기간 142만9000명에서 156만9000명으로 9.8% 늘었다. 이어 정신 및 행동장애(8.9%), 만성신부전증(8.7%), 신경계질환(8.3%), 간질환(7.5%), 대뇌혈관질환(6.7%) 등의 순으로 환자가 증가했다.

12대 만성질환 환자 중 가장 많은 질환은 고혈압(706만 명)이었다. 전 국민의 약 14%가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셈이다. 이어 관절염(500만 명), 정신 및 행동장애(375만 명), 당뇨병(356만 명) 등의 순이었다. 환자 증가에 따라 건강보험 진료비도 늘었다. 지난해 12대 만성질환 진료비는 총 39조2109억으로 2020년(36조2773억 원)보다 8%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만성질환자 증가 추세에는 급속한 고령화와 건강관리 수준의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4년에 1000만 명을 넘어선 후 2049년에 20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위험 요소인 비만, 음주 등의 관리 수준도 낮아지거나 정체되고 있다. 당뇨병과 심혈관계질환 등을 일으키는 비만의 국내 유병률은 2015∼2019년 33∼34%대였다가 2020년 38.3%로 급증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개개인의 활동량이 줄어들어 비만이 늘어난 점도 만성질환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인 고위험 음주율도 최근 10년 동안 12∼14%를 유지하고 있다. ‘고위험 음주율’이란 최근 1년간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사람 중에서 남성은 한 번의 술자리에서 소주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사람의 비율이다.

전문가들은 환자 증가가 두드러진 질환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 해 추이만을 놓고 심장질환, 갑상샘 장애 등의 증가 원인을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장기간에 걸친 분석을 통해 만성질환 대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통계연보#12대 만성질환 환자#고혈압#심장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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