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故 이지한 모친 “분하고 원통”…편지 공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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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1월 11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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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로 숨진 배우 이지한 씨(24)의 모친이 아들에게 쓴 편지를 공개했다. 이 씨의 모친은 “(국가가) 에스코트를 이태원 그 골목에서 해줬더라면 죽을 때 에스코트를 받지 않았을 텐데”라며 애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 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유족의 허락을 받고 이 씨 모친의 편지를 낭독했다.

모친은 편지에서 “이번 ‘꼭두의 계절’ 촬영을 하면서 너무 많은 고생과 노력을 했지. 운동은 하루도 거르지 않았고 식단 조절하느라 ‘엄마 이거 더 먹어도 될까’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항상 마음이 아팠다”며 “드디어 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가 되어 방영을 앞두고 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니”라고 황망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해서 지금도 믿을 수가 없구나. 네 사진을 머리맡에 두고 네 핸드폰을 껴안고 잠이 들 때 엄마는 뜨는 해가 무서워서 심장이 벌렁거려”라며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냐’며 네 침대방에 들어가면 내 손을 꼭 한 번씩 잡던 내 보물 1호, 너를 어떻게 나보다 먼저 보낼 수가 있을까”라고 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추진 범국민 서명운동에서 낭독한 故 이지한 배우의 모친이 고인에게 쓴 편지. 편지는 유족의 허락을 받고 공개됐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추진 범국민 서명운동에서 낭독한 故 이지한 배우의 모친이 고인에게 쓴 편지. 편지는 유족의 허락을 받고 공개됐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모친은 “발인 때 너를 사랑하는 수백 명의 지인을 보니 우리 지한이가 이렇게 잘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 억장이 무너지고 삶의 의미를 찾기가 싫더라”며 “사고 싶은 게 있어도 내가 돈 벌어서 사면 된다고 하던 지한이. 지한이가 봉사활동 다녔다는 걸 몰랐어. 자기 자신보다 부모를, 자기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했던 천사 지한이 너를 어떻게 보내니. 너무 분하고 원통하다”고 했다.

이어 모친은 “아들아 편하게 고통 없이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으렴”이라며 “사랑한다. 존경한다. 보고 싶다. 고생했다”고 편지를 마무리했다.

고 최고위원이 편지를 낭독하는 중 함께 있던 임선숙 최고위원과 서은숙 최고위원, 임오경 대변인 등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12시 30분부터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발대식을 열고 대국민 서명 운동을 벌였다.

이 대표는 “이제 우리는 슬픔과 분노를 간직한 채라도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진실과 책임의 시간을 시작해야 한다”며 “경찰에 수사를 맡기고 그 결과를 기다리자는 것은 결국 셀프 수사를 통해 그 책임 있는 경찰, 정부 책임을 묻어버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수사를, 그 결과를 기다릴 때가 아니다”며 “정부와 여당이 진상규명에 협조적이지 않고 오히려 반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국민의 도움을 받아서 직접 진상 규명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게 제대로 된 정부인가,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가. 책임지지 않을 거면 왜 정권을 받았나”라며 “윤석열 대통령 말씀 그대로 돌려드린다. 윤석열 정부는 존재의 이유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부로 범국민 서명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등 장외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온라인 서명을 디지털화로 구축해 효율적으로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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