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26년부터 인천항에 정박하는 대형 크루즈 승객들이 한강행 유람선을 타고 여의도에서 내려 서울을 관광하거나, 여의도에서 크루즈를 타고 서해뱃길을 지나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가능해진다.
서울시는 한강의 물길을 관광 자원화하기 위한 ‘세계로 향하는 서해뱃길’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14일 밝혔다.
서해뱃길은 서울에서 한강을 따라 서해로 이어지는 물길을 일컫는 말이다. 물길로서 한강의 기능을 강화해 동북아 해양관광을 선도할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만들어 해외 관광객 3000만 시대를 견인해 서울경제에 활력을 더한다는 목표다.
‘세계로 향하는 서해뱃길’ 사업의 핵심은 지방관리무역항으로 지정된 여의도에 2026년까지 ‘서울항’을 조성해 한강~서해~동북아를 잇는 서해뱃길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크게 2단계에 걸쳐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1단계로 2023년부터 한강~경인아라뱃길 유람선을 정기운항하고, 2단계로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서울항을 조성한다.
먼저 한강~경인아라뱃길 유람선 운항은 올해 시범 운항을 시작하고, 2023년부터 정기운항을 추진한다. 시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한강~경인아라뱃길 운항 재개를 앞두고 1000톤 급 선박이 오갈 수 있도록 한강 갑문 인근 수역의 수심을 3.5m로 확보하는 준설을 지난 9월 완료했다.
내년에는 한강~경인아라뱃길 유람선 정기운항에 맞춰 선박 길이가 약 66m인 1000톤 급 유람선이 여의도 선착장에 정박할 수 있도록 현재 65m인 여의도 선착장을 95m로 확장한다. 현재는 경인아라뱃길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여의도에서 정박하지 못하고 회항하는 방식이다.
2단계로 서울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에 국제여객터미널 ‘서울항’을 조성한다. 2026년 운항 개시를 목표로 한다.
서울항이 조성되면 여수, 제주도 등 국내선 항만 기능을 우선 수행하고, 향후 해양관광 수요를 바탕으로 CIQ(세관 검사, 출입국 관리, 검역) 기능을 도입해 중국 등 동북아를 연결하는 국제항으로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민간자본을 활용, 터미널 기능 외에 다양한 기능을 도입해 사업성을 높이고 서울항을 복합문화관광명소로 만든다. 여의도 국제금융지구와 연계해 국제회의장, 수상호텔 등을 조성하고 노을전망대 등 관광자원을 확보한다. 면세점, 보세창고 등도 조성을 추진한다.
시는 ‘서울항’ 조성과 함께 한강의 수심과 교량 높이, 교각의 간격 등에 부합하는 ‘한강 맞춤형 선박’의 최대 제원도 산정한다. 한강에서 서해를 거쳐 중국 청도, 상해 등 국내외 관광지를 안전하게 직접 오갈 수 있는 선박을 민간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한강은 여러 교량과 수심 등의 제약이 있어 운항 선박의 최대 제원을 산정할 필요가 있다. 시는 폭 20m 이내, 수면에서 높이 10m 이내, 흘수 4.5m 이내, 길이 130m 이내의 크기로 약 5000톤 규모의 선박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항에서 한강변 주요 관광지를 오갈 수 있는 수상교통체계를 구축하고, 서울의 주요 관광지를 서울항에서 연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천에 정박하는 대형크루즈 관광객이 한강을 통해 서울을 방문할 수 있는 선셋크루즈 등 관광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이번 사업은 대규모 중장기 사업으로, 2023년 기본계획 수립 후 연차별 순차적인 계획에 따라 추진할 예정이다.
윤종장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세계로 향하는 서해뱃길 사업은 3000만 관광도시 서울을 견인하는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여가생활에 관한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서울시민을 비롯한 국내외 관광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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