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목 유·불리에 ‘수험생 쏠림’…수능까지 이어진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14일 15시 11분


지난해 문·이과 통합형 수능 도입 이후 특정 과목에 수험생들의 선택이 계속해서 쏠린 가운데,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출제한 문이과 통합형 수능 및 수능 모의평가에서 수험생들은 수학 ‘미적분’, 국어 ‘언어와매체’에 시간이 갈수록 몰렸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미적분’ 선택비율은 지난해 6월 37.1%에서 올해 수능 43.7%로, 같은 기간 ‘언어와매체’는 27.8%에서 34.1%로 늘었다.

수학의 경우 ‘기하’·‘확률과통계’, 국어는 ‘화법과작문’이라는 다른 선택지가 있음에도 수험생들이 특정 과목에 쏠렸다는 것이다.

‘미적분’과 ‘언어와매체’가 다른 선택과목에 비해 표준점수 획득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입시업계의 중론이다. 표준점수는 원점수 평균에서 자신의 성적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대입에선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가 활용된다.

실제 지난해 첫 문이과 통합수능의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을 종로학원이 분석한 결과, ‘미적분’ 만점자는 147점의 표준점수를 얻은 반면 ‘확률과통계’ 만점자는 144점으로 3점의 격차가 발생했다. 국어에서도 ‘언어와매체’ 만점자는 149점, ‘화법과작문’은 147점으로 2점 격차가 났다.

두 달 전 치러진 올해 9월 모의평가에서도 ‘미적분’은 ‘확률과통계’보다 3점, ‘언어와매체’는 ‘화법과작문’보다 5점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즉, 같은 영역에서 같은 100점을 받았더라도 어떤 선택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다른 표준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평가원이 선택과목 제도로 전환하면서 도입한 ‘표준점수 조정 절차’ 때문이다.

각 선택과목별 문제와 응시자가 달라 발생할 수 있는 유불리를 보정하기 위해 도입한 점수 산출 방식인데, 문제는 이 조정 표준점수가 ‘공통과목 원점수 평균’에 연동된다는 데 있다.

이 공식에 따르면 공통과목 원점수 평균이 높을수록 조정된 표준점수도 높아지게 된다. ‘미적분’을 응시하는 이과생들의 공통과목 평균이 ‘확률과통계’를 치르는 문과생들의 공통과목 평균보다 높으므로, 조정된 표준점수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상위권 문과생의 경우 학습량을 늘려서라도 이과생이 응시하는 ‘미적분’을 선택하는 경우가 입시학원 등에서 속출하기도 했다. 실제 ‘확률과통계’ 선택비율은 지난해 6월 모의평가 55.4%에서 올해 수능 50.0%까지 떨어졌다.

입시업계는 ‘미적분’, ‘언어와매체’ 쏠림 현상이 수능까지 이어지는 이유로 재수생 등 N수생들의 대거 합류를 꼽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반수생 중에서 이과생들이 많은데, 이들은 주로 미적분을 응시하고 ‘언어와매체’ 선택 비율은 약 10% 정도 높아졌다고 본다”며 “지난해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지원한 학생들이 올해 재도전한다면 문과 선택과목에 응시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미적분 선택 비율이 더 낮아지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격차에 대해서는 “이과생이 늘고 있고 상위권 학생들이 이과로 몰리고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봤을 때 선택과목 간 격차가 역전될 가능성은 거의 제로(0)”라며 “수능 난이도를 아주 ‘물수능’으로 만들지 않은 이상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수능은 사흘 뒤인 17일 치러진다. 50만8030명의 응시생 중 재수생·반수생 등 졸업생이 14만2303명(28.0%)으로, 종로학원에 따르면 이는 2001학년도(29.2%) 수능 이후 22년만에 가장 높은 비율이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