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추모 미사에서 희생자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해 논란이 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영식 대표 신부가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는 것이 패륜이라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패륜하는 기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신부는 1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10.29 참사로 희생된 사람들의 영혼도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라고 한 분 한 분 이름을 정성껏 불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희생자 이름을 부른 것이 가톨릭의 연도(煉禱·연옥에 있는 영혼을 위한 기도) 의식이라며 “가톨릭교회에서는 모든 죽은 이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연도가 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이 성인들 이름과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드리는 호칭 기도”라고 설명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서 유족 동의 없이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해 김 신부는 “부담은 전혀 없다”며 “희생자를 호명하는 것을 정치적 프레임에 가둬 시민들의 자유를 옭아매지 말고 모든 사람들이 마음껏 슬퍼하고 다 함께 내일로 걸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추모 미사를 이어갈지에 대해선 “다음 주에 정의구현사제단 월 모임이 예정돼 있다. 아마 그 자리에서 향후 추모 미사를 계속 드릴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미사를 계속 드리게 된다면 이는 강제된 침묵 속에 애도하도록 만들고 원인 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책임자 처벌 꼬리 자르려는 정부나 여당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를 열었다. 사제단은 성명에서 “예견된 재난을 대비하지도 않았으며 참극 직전의 상황을 호소했지만 혈세로 호의호식하는 벼슬아치들은 무슨 일인지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정부 당국의 대응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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