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 이후 등교 중단의 여파로 학생들의 몸무게가 무거워졌다. 하루 2시간 이상 인터넷이나 게임을 했다는 비율도 높아졌다.
교육부는 지난해 실시한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이번 검사 결과는 초·중·고 중 표본으로 선정된 1023개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이후 처음 나온 것이다.
학생 건강검사는 매년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나, 2020년도 조사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대부분의 학교에서 건강검사를 유예해 한 해를 건너뛰고 검사가 실시됐다.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의 평균 몸무게는 2019년 48.8㎏에서 2021년 52.1㎏으로 3.3㎏, 여학생은 46.1㎏에서 47.6㎏으로 1.5㎏ 늘었다.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은 65.3㎏에서 67.5㎏으로 2.2㎏ 증가했고, 여학생은 55.3㎏로 같았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남학생이 71.5㎏으로 변동이 없었고, 여학생이 58.2㎏으로 0.2㎏ 상승했다.
초6 학생들의 평균 키는 2년 동안 남학생(153.6㎝)이 1.5㎝, 여학생(153.2㎝)이 0.9㎝ 증가했다. 중3 남학생(170.8㎝)과 여학생(160.7㎝)은 같은 기간 모두 0.3㎝ 상승했다. 고3은 남학생(174.1㎝)이 0.1㎝, 여학생(161.6㎝)이 0.4㎝ 각각 증가했다.
전체 학생 중 비만 학생 비율은 2019년 15.1%에서 지난해 19.0%로 3.9%포인트 증가했다. 과체중 학생 비율은 같은 기간 1.1%포인트 증가한 11.8%로 조사됐다.
과체중과 비만 학생 비율을 합하면 지난해 30.8%로 2019년 25.8% 대비 5.0%포인트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 과체중, 비만 학생 비율은 2016년 22.9%, 2017년 23.9%, 2018년 25.0%, 2019년 25.8% 수준이었다.
특히 도시보다 읍·면 지역 학교에서 과체중과 비만 학생 비율이 더 높았다. 초등학생은 읍·면이 34.8%로 도시보다 4.2%포인트 높았다. 중학생은 33.0%로 2.7%포인트, 고등학생은 31.8%로 2.3%포인트 컸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체중과 비만 학생 비율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과거에 비만을 판정하는 기준이 달라져서 사상 최대 수준인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사 기간도 학교 현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4~7월에서 3~9월로 2개월 가량 넓혀줬다”며 “성장기라는 특성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력검사를 마친 학생 중 안경 등을 활용하고 있거나 맨눈(나안) 시력 중 어느 한 쪽이 0.7 이하인 ‘시력 이상’ 학생 비율도 코로나19 이후 높아졌다.
지난해 검진을 받은 초1·4, 중1, 고1 학생 중 58.02%가 시력 이상으로 조사됐다. 2019년 53.22%와 비교해 4.8%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초1이 33.98%, 초4가 53.84%, 중1이 68.79%, 고1이 75.52%로 나타났다.
충치 유병률은 20.24%로 2019년 대비 4.77%포인트 감소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학생들은 패스트푸드를 더 많이 즐기는 대신 채소를 덜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터넷과 게임을 더 많이 했지만 손 씻기 문화도 확산됐다.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2019년 대비 지난해 높아졌다. 초등학생은 5.77%포인트 늘어난 74.36%, 중학생은 2.56%포인트 높아진 81.27%, 고등학생은 1.66%포인트 증가한 82.77%로 조사됐다.
하루 2시간 이상 인터넷 및 게임 이용률 역시 모든 학교급에서 증가했다. 초등학생은 8.74%포인트 증가한 37.8%, 중학생은 10.8%포인트 늘어난 64.43%, 고등학생은 15.41%포인트 높아진 54.05%로 나타났다.
주 3일 이상 격렬한 운동을 했다고 밝힌 학생 비율은 초등학생 59.41%, 고등학생 24.28%로 2019년보다 소폭 올랐지만 중학생은 32.73%로 2.35%포인트 줄었다.
손 씻기 실천율은 지난해 조사에서 초등학생 95.87%, 중학생 89.31%, 고등학생 89.15%로 모두 2019년보다 높아졌다. 중학생 상승률(12.54%포인트)이 가장 컸다.
이번 검사는 세부적으로 표본 학교에 다니는 전 학년 학생 9만7787명에 대해 키, 몸무게 등 신체발달 상황을, 9만3970명에 대해 식습관 등 건강조사를 했다.
이 중 초등학교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학생 3만1697명에 대해 시력, 구강 등 10개 영역에 대해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결과를 분석했다.
교육부는 앞서 6월 학생 비만 예방을 위한 맞춤형 영양상담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교 현장에 보급하는 한편 비만 학생이 건강체력교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문가, 현장 교사와 함께 학생 비만 비율 증가 원인을 분석하는 한편 기존 예방교육에 대한 실효성을 진단하고 추가적인 비만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해 내년 1학기부터 학교 현장에서 활용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일선 시도교육청에서도 지역 실정에 맞춰 다양한 비만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 건강 개선에 나선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날로 변화하고 심화되는 우리 학생들의 다양한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의 역할과 책무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학생 건강증진을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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