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男 39%… 2년새 12%P 껑충
패스트푸드 섭취 늘고 채소는 줄어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도 한몫
“겨우 중학생인데도 움직이면 무릎이 아파 운동하기 싫다네요.”
경기 구리시에 사는 학부모 A 씨는 키 170cm, 몸무게 80kg인 중2 아들이 걱정이다. A 씨 아들은 초등학생 때까지 과체중이었다가 2년 넘게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생활습관이 나빠지면서 비만이 됐다. A 씨는 “아이가 ‘집콕’에 익숙해져서인지 누워서 휴대전화 게임을 하거나 간식만 먹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교육부가 15일 발표한 ‘2021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초중고교 학생 중 30.8%가 과체중 및 비만으로 나타났다. 전국 초중고교 1023개교 9만77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 비율이 30%를 넘어선 것은 동일 기준이 적용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과체중 및 비만은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로 판단하는데, 학년별로 기준은 다르다.
이번 조사 결과는 2년 만에 발표됐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검사를 하지 않았다. 초중고교 학생의 과체중 및 비만율은 2017년 23.9%, 2018년 25.0%, 2019년 25.8%로 늘어나다가 지난해에는 2년 만에 5%포인트 급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운동량이 부족했던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중1 남학생의 과체중 및 비만율이 모든 학년과 성별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2019년 27.0%였던 이 비율은 지난해 39.2%로 12%포인트 넘게 껑충 올랐다. 이어 초3 남학생, 초4 남학생의 과체중 증가 폭이 컸다. 박경희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초4부터 중2 정도까지 사춘기라 살이 찌기 쉽다”며 “특히 남학생의 경우 활동량이 초등학생까지 많다가 중학생이 되면 학업 때문에 줄어드는데, 코로나19로 더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학생의 과체중 및 비만율은 모든 학년에서 남학생보다 낮았다. 서울 B고교 교사는 “여학생들은 아이돌 그룹 등의 영향으로 ‘마른 몸’을 선망해 체중 관리에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전했다.
학생들의 체중이 늘어난 데는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하루 2시간 이상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는 학생의 비율은 초등학생 37.8%, 중학생 64.4%, 고등학생 54.1%로 모든 학교급에서 2019년 조사 때보다 늘었다. 식습관 측면에서도 모든 학생이 주 1회 이상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는 비율은 늘고, 채소를 먹는 비율이 줄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