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보건소장이 이태원 참사 당일 11시 30분경 현장 근처에 도착했으나 접근이 어렵다는 이유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약 40분이 지나 현장에 돌아왔음에도 내부 보고서에는 첫 도착 후 곧바로 현장을 지휘한 것처럼 기재했다.
16일 언론이 확보한 용산구청 보건행정과 보고문서에는 “11시 30분 보건소장 최재원 개별적으로 도착 및 현장 지휘”라고 적혀있다. 이 문서의 최종 결재권자는 최 소장 본인이다.
그러나 최 소장은 처음 도착했을 당시 참사 인파 등을 이유로 현장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구청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각 현장에서는 이미 구호 조치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최 소장은 40여 분 뒤 자정이 넘어서야 다른 직원들과 함께 현장으로 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만희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특별위원장은 15일 “(최 소장이) 인파가 너무 많고, 구청으로 복귀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와야 되겠다는 판단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김병민 특위 대변인은 “보건소장이 응급의료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서 ‘내가 보건소장이다’라고 얘기하면서 현장에 들어가지 않고 구청으로 돌아간 심각한 문제에 대해 특위에서 강한 질타가 있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제작한 ‘재난응급의료 비상대응매뉴얼(지침)’은 재난 상황 발생 시 현장응급의료소장은 관할지역의 보건소장이 맡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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