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수능 3년째, 올해도 ‘조용한 수능’이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수험생을 응원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17일 오전 7시30분쯤 수능 시험장인 광주 서구 광덕고 앞.
코로나19로 학교 앞 응원전이 사라진 가운데 ‘포켓몬 마스크’를 쓰고 ‘캡틴아메리카’ 귀마개로 무장한 채 고사리손으로 응원 피켓을 든 어린이 형제가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이 든 피켓에는 ‘형님, 누님 응원합니다’ ‘펜이 가는 곳이 정답이어라’ ‘아는건 알아서 맞고 모르는건 찍어서 맞자!’라고 적혀 있었다. 또 잘 찍어야 이길 수 있는 인기 게임 인 ‘어몽 어스’의 스티커도 잔뜩 붙어 있었다.
피켓을 든 아이들은 교문 안으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을 향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봤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에 방해되지 않으려 피켓을 들고 연신 흔들면서도 이따금씩 조용히 “파이팅!!”이라고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화정동에 사는 최율(6)·설(9) 형제.
수능시험으로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쉬게 된 아이들은 엄마인 정보경씨(40)에게 며칠 전 “왜 그날 학교를 쉬어요”라고 질문했다.
엄마는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보러 가보자”며 이틀 전부터 피켓을 함께 만들고 오늘 아침 6시 30분부터 교문 앞에 나와 아이들과 수험생들을 맞이했다.
형 설군은 “수능시험이 뭔지 직접 보려고 나왔어요”라며 “형아들이 급하게 학교로 들어가는데 웬지 힘들 것 같아요. 시험 잘 봤으면 좋겠고 내년에도 응원 나올 거에요”라고 말했다.
엄마 정보경씨는 “아이들에게 수능시험이 어떤 시험인지, 어떤 느낌인지 직접 전해주고 싶어서 나왔다”며 “예전 우리때랑은 정말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다. 코로나나 최근 이태원 참사 등으로 떠들썩한 응원 분위기가 없는 것 같아 우리라도 수험생들 힘 내라고 응원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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