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은 하지 말아야한다. 국내 아파트는 일부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벽식(壁式)구조'다. 벽식구조는 말 그대로 벽이 기둥역할까지 하는 구조.
반면 기둥식 구조는 벽과 별도로 기둥이 있어 건물의 하중을 떠받히는 구조다.
벽식은 기둥식에 비해 공사비가 5% 이상 덜 들고, 같은 층고에서 더 많은 가구를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 많은 가구를 적은 비용으로 지을 수 있으니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된다.
문제는 완공 후 층간소음이다. 벽식구조는 벽을 통해 아랫집의 소음 진동은 물론이고 윗집의 층간소음이 아랫집으로 그대로 전달된다. 유달리 우리나라에서 층간소음 분쟁과 갈등이 많은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윗집 발소리가 무서워 꼭대기층으로 이사 갔는데, 이번에는 아랫집에서 '쿵 쿵 쿵'
대구 수성구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직장인 부부입니다. 저희 부부는 3년째 계속되는 위층의 발망치 소음에 시달렸습니다. 부부가 모두 가슴 통증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층간소음은 남의일로 생각했는데 막상 당하고 보니 집에 들어가기가 지옥의 터널에 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매일매일이 고통스러웠습니다.
위층에 항의를 해도,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신고를 해고, 경찰에 신고를 해도 모두가 시늉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민까지 생각을 했습니다. 층간소음에 시달려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저희 부부의 마음을 이해하실 겁니다.
이민을 갈 처지는 못돼 겨우 아파트 꼭대기층을 구해 이사를 한지 7개월째입니다. 이사한 그날 나라를 구한 것처럼 기뻤고, 이제는 층간소음은 깨끗하게 잊어버릴 수 있다는 행복감에 부풀어 있었는데, 이 행복도 잠시였습니다.
이사 온 지 한달 후부터 예전에 들었던 익숙한 발망치 소음과 유사한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위층도 없는데 어떻게 소리가 날까 싶었습니다. 옥상은 출입금지여서 사람이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 혹시나 옆집인가 해서 인사차 방문했더니 아이가 없는 맞벌이하는 젊은 신혼부부였습니다. 또 혹시나 해서 발망치 소음이 들릴 때 아래층에 내려가 귀를 기울였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아래층의 아이들이 뛰는 소음이 위층으로 올라온 것입니다. 아래층 소음도 위로 올라온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심하게 들릴줄은 생각을 못했습니다.
관리소를 통해 말을 들은 아래층은 민원이 불쾌했는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인사도 없이 인상만 붉히고 있습니다. 괜히 저희 부부가 죄인이 된 것 같고, 이제는 아래층 사람을 보면 불안해집니다.
왜 저희가 이러한 불안감에 시달리며 생활해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꼭대기층에 살면 층간소음에서 벗어날 줄 알았습니다. 이제 어디로 가도 층간소음 공포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지금의 이웃과 얼굴을 붉히지 않고 잘 지내고 싶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
우리나라 대부분의 아파트 구조인 벽식구조에서는 층간소음이 그 층을 중심으로 아래 위 5개층은 벽을 타고 전달된다고 합니다. 실제 이런 사례는 매우 많습니다. 바로 아래층에서 쿵쿵 뛰는 소리로 인해 위층에서 제기하는 불만이 증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층간소음에 대한 심신 안정을 위한 방법으로 하루 30분이상 규칙적으로 백색소음(자연의 소리 즉 빗소리, 파도소리, 대나무 숲소리 등)을 선택해 들어 보길 추천합니다. 볼륨은 소음에 대한 간섭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층간소음 보다 조금큰 45데시벨(dB) 이하가 좋습니다.
소음을 발생시키는 가구는 자신의 집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이웃에게 얼마나 피해를 주는지 모를 수가 있습니다. 아마 소음발생 가구의 아랫집도 피해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공동대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피해가 가장 심한 시간대와 장소를 꼭 집어 관리소를 통해 소음 발생을 자제시키고, 아이들의 동선에 매트를 깔아 달라고 요청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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