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용산소방서장 ‘이태원 참사’ 책임, 수장인 시장에게”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5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박수빈 의원의 이태원 참사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1.17/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은 17일 “서울시장 휘하에 소방재난본부가 있고, 25개 소방서가 있다”며 “소방서장이 잘했건 못했건 모든 행위의 책임은 수장인 제가 질 수밖에 없다”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경찰 수사’ 관련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수빈 의원(강북4) 질의에 “수사 결과를 밝혀 봐야 한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이태원 참사’ 원인을 서울시를 비롯한 행정안전부, 경찰, 소방의 예측 실패로 진단했다.

오 시장은 “핼러윈 데이에 젊은이들이 이태원, 홍대, 강남 등으로 몰린다는 사실을 상식적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인파로 인해 압사사고가 날 정도로 많이 몰린다는 인식이 결여됐다는 차원에서 예측의 실패”라고 말했다.

그는 “20~30대에게는 핼러윈 데이가 크라스마스보다 더 큰 축제라고 하는 분석도 봤다”며 “안전총괄실, 소방재난본부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측했다면 대응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다만 ‘이태원 참사’ 담당 부서인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안전총괄실에 대해서는 전혀 질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관련 실장, 과장에게 한번도 질책이나 추궁하지 못했다”며 “역지사지해서 나라면 과연 예측할 수 있었을까. 아마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측하지 못했을 것으로 짐작돼 질책조차 할 처지가 못 됐다”고 말했다.

참사 이전에 소방이 경찰로부터 2건의 공동대응을 요청받았지만 출동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이때 좀 더 주의해 현장 상황에 대해 심각함을 인지하고 대응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담당자의 센스가 더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오 시장의 유럽 출장을 포함해 올해 역점사업 홍보에 전력을 다 하고 있어 기본적인 생명권, 생존권, 안전할 권리를 놓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타도 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사회적 재난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시설물 재난이 주류를 이뤄 도로, 교량, 터널과 여름에는 홍수와 침수, 겨울에는 제설 등 풍수해 등 빈발한 재난 유형에 많은 역량이 투입되고 (예산이) 배정된 사실을 인정할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재발방지책 관련해서는 “119나 112, 120에 예를 들어 ‘압사’ 등 키워드가 여러 명의 전화 상담원 사이에 나타나면 전체 화면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조짐을 최단 시기에 파악하면 어떨까”라며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또 체계적인 인파 관리를 위해 서울시 조직 개편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오 시장은 “법령 개정 여부와 무관하게 임시적으로 조직 개편해 전심전력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방침을 기조실장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