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사건을 ‘월북몰이’로 결론 낸 감사원 조사 결과에 증거능력을 부여하기 위한 압수수색 절차에 돌입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감사원이 발표한 조사 자료를 확보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해당 자료에 담긴 내용을 확인하는 한편, 증거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감사와 수사는 근거 법령이 다르기 때문에 감사원이 확보한 자료에 대해 증거능력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압수수색 등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검찰의 압수수색 절차는 감사원이 조사했던 9개 기관 중 해양경찰청·국방부·통일부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압수수색 절차가 완료된 기관도 있다. 이 외에도 감사원이 조사한 기관에는 국가안보실, 국가정보원, 등도 포함됐다.
감사원이 공개한 조사 결과에는 피살 사건이 일어난 2020년 9월22일 이후 관련 기관의 초동대응과 사건 발표 등 업무처리 과정이 상세히 담겼다. 감사원은 당시 문재인 정부 국가위기관리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숨진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결론을 미리 정해 놓는 등 사실상 ‘월북몰이’를 했다는 취지의 결론을 냈다.
여기에는 고인이 타고 있던 무궁화 10호에 구명조끼 비치 상태 등 선박 내부 상황, 이 공무원이 한자가 쓰여 있는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정황 근거, 해경이 수사 결과 발표에 활용한 표류예측 자료 등에 대한 분석이 담겼다.
검찰은 이런 감사원 조사 결과 중 수사 중인 피고발인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자료를 압수수색 형태로 확보해 증거능력을 부여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구속적부심이 인용돼 풀려나면서 수사 진행에 차질이 생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여기에 대해 ‘계획대로 수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들 기소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검찰은 전날(16일)에 이어 이날도 서주석 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서 전 차장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공모해 자진월북 발표 방침을 정하고, 사건 발생 직후인 2020년 9월23일 새벽에 열린 국가안보회의에서 서 전 장관 등에게 첩보 삭제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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