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실시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수학·영어 영역에 대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입시 상담교사단의 평가를 요약한 것이다. 지난해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국어 영역은 다소 평이했던 올 9월 모의평가와 난이도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결국 지난해처럼 선택과목에 따른 점수 차가 큰 수학이 입시 당락을 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국어 ‘킬러 문항’ 덜 어렵게 출제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다는 평이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없고, 지문 길이도 지난해보다 다소 짧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지문에 담긴 정보량이 많아 이를 추론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수험생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이 가장 까다롭게 느꼈을 ‘킬러 문항’으로는 ‘기초 대사량’ 연구 관련 지문이 출제된 17번이 꼽혔다. 김용진 서울 동국대사범대 부속여고 교사는 “14~17번 지문은 과학 지문에 EBS 경제 영역의 ‘최소 제곱법’ 개념까지 가져와 수험생들이 특히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어 킬러 문항의 난도는 지난해보다 낮아져 최상위권의 변별력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학 영역은 3개 작품이 EBS 수능 교재에서 출제돼 체감 연계율이 높았다.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은 지난해보다 평이했지만, ‘언어와 매체’는 해석할 정보량이 많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공통과목 중에선 ‘문학’이 평이하게 출제돼 ‘독서’의 성적에 따라 국어 영역 등급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엇갈리는 영어 난도 평가
수학 영역은 지난해와 난이도가 비슷했다. 지난해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7점으로 난도가 높았다. 올해는 초고난도 문항은 거의 없었지만 정확한 계산이 필요한 문항이 늘어 시간이 부족한 수험생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조만기 경기 남양주시 다산고 교사는 “아주 쉽거나 어려운 문제는 줄었지만 중간 난도 문항이 늘어 중상위권 학생들에겐 변별력이 있었던 시험”이라고 설명했다. 재수생인 이태연 양(19)은 “전체 난도는 지난해와 비슷했는데 선택 과목 ‘확률과 통계’에서 생소한 유형의 문제가 나와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은 난도 평가가 엇갈린다. 지난해 수능에서 영어는 1등급 비율이 6.25%였지만 가장 최근 치러진 9월 모의고사에선 15.97%로 편차가 컸다. 윤희태 서울 영동일고 교사는 “지난해 수능보다 쉬워 1등급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어렵게 느껴졌다는 수험생도 적지 않았다. 이화여고 3학년 이서현 양(18)은 “듣기 평가 속도가 빨라지고, 헷갈리는 문제도 연속으로 출제돼 어렵게 느꼈다”고 말했다. 입시기관 유웨이는 “영어 1등급 비율이 지난해와 비슷한 7% 안팎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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