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태협 회장, 경기도 보조금 빼돌려 개인빚 3억 갚는데 사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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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김성태에 빌려 주식 투자”
檢, 진술 확보… 횡령금 용처 추적
보조금 15억중 7억만 北지원에 써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을 도운 의혹을 받는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안부수 회장(수감 중·사진)이 대북 지원사업 명목으로 경기도에서 받은 보조금 15억 원 중 3억 원을 횡령해 쌍방울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에게 진 개인 빚을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안 회장이 보조금 3억 원을 빼돌려 김 전 회장에게 빌린 돈을 갚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그가 횡령한 아태협 내부 자금의 사용처를 확인하고 있다. 안 회장은 2019년 경기도로부터 받은 보조금 15억 원 가운데 7억 원만 실제 대북 지원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회장은 2019년 2, 3월경 김 전 회장에게서 3억 원을 빌려 주식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내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관계자에 따르면 안 회장이 빌린 수표 3억 원은 아태협 직원에게 전달됐고, 안 회장의 지시에 따라 주식 거래에 사용됐다고 한다.

같은 해 4월 경기도는 아태협을 통해 북한에 어린이 급식용 밀가루 1651t(10억 원 상당)과 미세먼지 저감용 묘목 11만 그루(5억 원 상당)를 지원하기로 했다. 아태협은 경기도로부터 보조금 총 15억 원을 받고 한 중국 업체와 밀가루 300t 및 묘목 11만 그루(합쳐서 7억 원 상당) 납품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북측의 보류 요청으로 밀가루 300t만 북한으로 넘어갔고, 묘목 11만 그루는 지금도 중국 단둥에 임시로 심어져 있다.

안 회장은 남은 보조금 8억 원 중 3억 원을 아태협 보조금 통장에서 다른 복수의 아태협 내부 계좌를 거쳐 현금으로 인출한 후 김 전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회장은 또 남은 보조금 5억 원 중 900만 원가량은 쌍방울의 대북 수혜주인 나노스(현 SBW생명과학)의 주식을 구매하는 데 쓴 것으로 알려졌다. 안 회장은 기업 등으로부터 받은 후원금도 빼돌려 일부를 딸 명의 계좌로 송금하기도 했다.

2019년 12월경 아태협이 북측의 요청에 따라 나머지 밀가루(1351t)를 보내려 했을 때는 이미 보조금이 한 푼도 안 남은 상태였다고 한다. 결국 아태협은 급하게 돈을 빌려 밀가루 219t만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밀가루 지원이 더는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경기도 실무자들은 아태협 직원들과 함께 중국 출장을 다니며 밀가루 지원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안 회장이 ‘밀가루 1651t을 모두 수령했다’는 취지의 북측 인수증을 제출하자 경기도는 별다른 의심 없이 사업을 정상 종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태협#경기도 보조금#횡령#쌍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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