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선, 퇴근길에 이어 출근길까지 운행 중단···시민 “불편·불안”호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8일 1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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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타던 열차인데 고장이 이렇게 자주 나면 아침에 집을 나설 때마다 지각을 걱정해야 할 것 같아요”

18일 오전 8시경 관악산역 방향 신림선 열차를 타기 위해 보라매역에 도착한 대학원생 박모 씨(27)는 “제동장치 이상으로 열차 운행을 중단한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나서야 신림선이 멈췄다는 사실을 알았다.

전날에는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정보를 들을 수 있었지만, 이날 아침에는 문자를 받지 못해 역에 도착해서야 소식을 접한 것이다. 박 씨는 “어제 사고 소식을 듣고 아침에 10분 정도 일찍 나온 덕분에 버스를 타도 겨우 지각은 면할 것 같다“면서도 ”더 큰 고장으로 이어지진 않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7시 40분경,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에서 신림선으로 환승하려던 시민들이 역무원의 안내를 받고 있다. 이날 신림선은 궤도 이상으로 오후 6시 32분경부터 1시간 25분 동안 전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신림선은 18일 오전 7시 50분경에도 열차 제동장치 이상으로 45분가량 운행이 중단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17일 오후 7시 40분경,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에서 신림선으로 환승하려던 시민들이 역무원의 안내를 받고 있다. 이날 신림선은 궤도 이상으로 오후 6시 32분경부터 1시간 25분 동안 전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신림선은 18일 오전 7시 50분경에도 열차 제동장치 이상으로 45분가량 운행이 중단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0분경 신림선 샛강역에서 열차 제동장치 이상으로 경전철 신림선 운행이 중단됐다. 신림선 운영사인 남서울경전철은 구원 열차를 투입해 고장 열차를 견인했고 이 과정에서 오전 8시 35분경까지 약 45분간 하선 운행이 중단됐다.

신림선은 전날 오후 6시 32분경에도 궤도 이상으로 전 구간이 1시간 25분 동안 운행을 중단했다. 전날은 사고 12분 후인 오후 6시 44분경 열차 운행 중단을 알리는 긴급 재난문자가 발송됐지만, 이날 오전에는 문자가 발송되지 않아 출근길에 열차를 이용하려던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열차고장으로 신림선이 정지돼 출근이 늦어졌다”, “신림선 또 고장났냐”, “왜 긴급 문자로 알려주지 않아 고생하게 만드냐”는 등의 글이 이어졌다. 서울대 재학생 이모 씨(28)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평소 여의도 방향으로 나갈 때 자주 이용하던 노선인데 또 고장 나 열차에 갇히진 않을까 두렵다. 앞으로는 버스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림선은 서울 여의도 샛강역과 관악산역(서울대)를 잇는 경전철로 올 5월 말에 개통했다. 뉴시스
신림선은 서울 여의도 샛강역과 관악산역(서울대)를 잇는 경전철로 올 5월 말에 개통했다. 뉴시스

신림선은 서울 여의도 샛강역과 관악산역을 잇는 경전철로 올 5월 28일 개통됐다. 총 7.8km로 지하철 1·2·7·9호선과 이어진 환승역 4곳을 포함해 정거장 11곳을 연결한다. 기관사 없이 무인으로 운전하는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지만 개통 직후인 6월 21일 보라매역~서울지방병무청역 구간에서 전동차가 1시간가량 멈추는 등 오작동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곽상록 한국교통대 철도공학부 교수는 “신림선의 경우 개통 초기다 보니 기술적인 문제로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조사 과정에서 설계, 제작, 운행 시 유지보수 등 다양한 조건을 엄격하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날 궤도 문제와 달리 이날 오전은 단순 열차 고장으로 인한 운행 중단이었다. 조치가 일찍 끝나는 줄 알고 문자를 보내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조치가 지연됐다”고 밝혔다. 또 “이른 시일 내 전문가들과 신림선 전반에 대해 점검을 해보고 상황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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