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장 “기동대 요청 없었다”…용산서장 주장 반박 ‘진실게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1일 1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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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이임재 전 서장 소환 조사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21일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날 서울경찰청장은 “핼러윈과 관련해 용산경찰서로부터 경비 기동대를 요청받은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기동대 요청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특수본은 21일 오전 이 전 서장과 최 서장을 피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시작했다. 이 전 서장에 대한 조사는 핼러윈 축제 전에 기동대 요청이 있었는지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서장은 16일 국회에 출석해 “서울경찰청에 기동대를 여러 차례 요청했다”며 주장했다.

특수본이 확보한 참고인 진술 등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용산경찰서 내부 회의 중 ‘서울경찰청에 경비 기동대를 요청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한 직원이 ‘지구축제 때도 어려웠는데 이번에도 어렵지 않겠냐’고 답하자, 이 전 서장은 ‘그래도 노력하라’고 답했다고 한다. 특수본은 용산경찰서가 서울경찰청에 교통 기동대를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경비 기동대를 요청한 사실은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구두든 문서든 메신저든 요청 방법에는 모든 게 포함될 수 있다”며 “(이 전 서장이) 언제 누구에게 지시했는지 이 전 서장을 조사해봐야 확인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기관 입장에서는 (이 전 서장이) 지시했든 안 했든 실제로 서울경찰청에 (경비 기동대를) 요청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 서면 답변 자료를 통해 기동대 요청 여부에 대해 “핼러윈 관련해 용산경찰서로부터 경비기동대를 요청받은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 전 서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 청장은 앞서 이달 7일 국회에 출석해 ‘용산경찰서가 교통 기동대만 요청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었다. 대규모 인파 관리를 담당하는 경비 기동대와 달리, 교통 기동대는 교통과가 운영하는 교통 관리 전문 부대다.

이 전 서장은 이날 오전 특수본에 출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기동대 요청 여부에 대해 “세부적인 부분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을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서장은 이어 “유족들에게 다시 한 번 경찰서장으로서 죄송스럽고 또 죄송하다”며 “평생 죄인의 심정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이번 주중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입건한 피의자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무리하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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