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량리-암사-노량진 3곳서
오늘부터 빠른배송 서비스 나서
전과정 디지털화-시장에 물류센터
배송비 30% 줄어 경쟁력 강화 기대
온라인쇼핑몰이나 대형마트 온라인몰처럼 서울시내 전통시장에서도 새벽배송 등이 가능해진다.
서울시는 22일부터 청량리종합시장, 암사종합시장, 노량진수산시장 등 전통시장 3곳에서 ‘우리시장 빠른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배송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시장에 물류센터를 만들어 배송을 책임지도록 하는 한편 새벽·당일·묶음배송 등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 전통시장도 새벽·당일·묶음배송
먼저 배송 전 과정을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화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개별 점포에서 전화와 수기로 주문을 관리하는 탓에 배송 속도가 제각각이었다. 잘못 배송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또 전통시장 배송을 혁신하기 위해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를 활용하기로 했다. MFC는 제품 보관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소규모 물류센터로 시장마다 하나씩 설치된다.
전통시장 상인이 주문·배송정보를 모바일로 입력하면 전문 스타트업이 운영하는 시장 내 MFC에서 배송을 일괄 처리하게 된다. MFC에는 상품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냉장·냉동창고와 바코드 스캐너, 전기 카트 등의 시설이 구축됐다. 암사종합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김향주 씨는 “냉장설비가 없다 보니 배송 중 반찬이 상하는 등 품질 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우리시장 빠른배송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화와 MFC를 통해 새벽·당일배송은 물론이고 여러 상점 상품을 주문한 뒤 한꺼번에 배송받는 묶음배송도 가능해진다. 모든 점포의 배송을 MFC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도착지가 같으면 한번에 포장해 배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배송 비용 30% 이상 절감
청량리종합시장에 있는 한 과일가게는 그동안 과일 박스당 6000∼7000원의 배송비를 택배사에 지불했다. 하지만 배송 과정이 디지털화·표준화되면서 앞으로는 박스당 4000원만 내면 배송이 가능해진다. 건당 1만5000∼2만 원가량 들었던 퀵서비스 배송은 건당 배송료가 60∼70% 줄어든다.
MFC 운영사 콜로세움이 올 추석에 시행한 배송 테스트에서 지난해 추석 당시 250건의 4배 이상인 1120건의 배송 물량을 소화했는데, 총 배송비는 오히려 300만 원가량 줄었다고 한다.
서울시는 우리시장 빠른배송 서비스가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면서 전통시장에 가장 필요한 것이 신속하고 효율적인 배송 서비스라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인근 청량리종합시장 상인회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시장 매출이 이전보다 평균 40%가량 감소했다”며 “상인들 사이에서 온라인 흐름에 발맞추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고 했다.
시는 우선 전통시장 3곳의 배송건수와 매출액, 상인·시민 만족도 등을 평가한 후 사업 대상 확대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우리시장 빠른배송 사업으로 젊은 소비자의 관심에서 멀어진 전통시장이 다시 한 번 각광받을 수 있으면 한다”면서 “앞으로도 온라인 주문 등 소비자 맞춤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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