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투쟁의 명분은 철도공사와의 단체교섭 결렬, 철도민영화·구조조정 저지에 있지만 사측과 대립하기보다는 국토교통부와의 이견으로 정면 충돌 양상을 빚고 있다.
이들은 지난 21일 파업의 주된 이유로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에서 철도공사가 관리자들의 승진 독식과 불평등한 임금체계를 고집하며 각종 불합리한 인사보수제도를 바로잡자는 노조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고 심지어 노사 간 체결한 합의조차 정부의 지적을 핑계로 이행하지 않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22일 서울역에서 열린 총투쟁 기자회견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철도노동자에 대한 가스라이팅을 중단하고 노동조합과 대화에 나서라”면서 “원 장관이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2시간 반 일하고 이틀을 쉰다, 선로전환기 자동화를 노동조합이 반대해 설치하지 못했다, 숙련의 노동력이 필요한 선로 작업에 경력이 적은 사람이 투입되고 편안한 곳에 경력자 투입된 사례가 많다’는 원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반박 성명을 냈다.
노조는 또 ‘철도노조가 사장 퇴진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는 원 장관의 노사 유착 의심에 대해 “아무리 세상물정 모르는 노동조합이라도 코레일 사장 자리를 국토부의 의지를 관철하는 허수아비 자리 쯤으로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반문한 뒤 “노사 유착이 아니라 사장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국토부의 횡포가 만들어낸 풍경”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3년 만의 철도노조 총파업은 코레일 노사 간 마찰이 아닌 국토부와 철도노조 간 대립으로 번지면서 사실상 태업 뒤 총파업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화물연대를 비롯해 지하철, 학비노조도 잇따라 투쟁에 나섰고 그동안 철도노조도 화물연대 등과 맥을 같이 해왔던 터라 이번 파업으로 KTX, 화물열차 등을 비롯한 열차 운행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코레일-철도노조-국토부’ 삼각 관계 속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철도노조의 파업에 앞서 그동안의 파업일지를 정리했다.
◆최근 10여년 간 철도노조 파업일지
지난 2013년부터 10여년 간 모두 5번의 철도노조 파업이 있었다. 이중 2016년 파업은 9월27일부터 시작해 12월9일 종료, 74일 간으로 역대 최장 파업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노조 파업의 주된 이유와 요구사항은 성과연봉제 도입 철회에 있었다. 코레일은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엄정대처에 나서 주동자 40여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고 영업손실에 따른 손해배상액으로 403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번 파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2016년부터는 3년에 한번꼴로 철도노조 파업이 이뤄지게 된다.
다음은 철도노조 파업일지. 순서는 일시, 파업기간, 동기(요구사항), 파업 참가율이다.
▲2013년 12월9일, 23일, 철도민영화 철회 및 수서KTX 중단, 30.4% ▲2014년 2월25일, 29시간, 노조탄압중단 징계철회(손배·가압류 철회), 20.4% ▲2016년 9월27일, 74일, 성과연봉제 도입저지, 38.2% ▲2019년 10월11일, 3일, 임금정상화·4조 2교대·노사합의사항 이행·SRT 통합, 33.88% ▲2019년 11월20일, 5일, 임금정상화·4조 2교대·노사합의사항 이행·SRT 통합,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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