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로서 거액의 자산을 운용하는 독지가가 여성 교육을 위해 써달라며 아내의 모교에 20억 원 상당의 펀드를 기부했다.
숙명여대는 11월 8일(화) 교내 행정관에서 권준하, 조강순 부부 발전기금 전달식 행사를 개최하고 부부로부터 유언대용신탁을 통한 펀드 발전기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조강순 동문이 소유하고 있는 20억 원 규모 펀드의 수익자로 숙명여대가 지정돼 매년 2회 발생하는 펀드 운용수익을 발전기금으로 받고, 유언대용신탁으로 조 동문의 사후에 펀드의 명의를 이전받는 것이다. 부부는 이번 기부에 대해 “근검절약해져 어려운 이웃을 돕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나눔이란 곧 인생의 완성’이라는 생각에 기부를 시작했다”며 “우리나라 여성 교육의 발전과 사회 양극화 해소에 기여한다는 보람과 기쁨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숙명여대에 기부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비현금성 자산인 펀드를 교육기관에 기부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부부의 이번 기부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펀드의 운용과 관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오히려 기부를 받겠다는 곳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권 대표가 공익기관, 장학재단 등을 찾아 기부 의사를 밝혔지만 선뜻 받아주는 곳이 없어 ‘원금보장을 해줄 테니 제발 받아달라’고 통사정을 했을 정도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기부를 시작한 권 대표는 숙명여대 외에도 서울대 동문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지금까지 총 73억 원에 달하는 기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이번 기부를 통해 앞으로 비현금성 자산 등을 활용한 다양한 기부 문화가 국내에도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은 “매년 발생하는 수익금은 재학생 장학금으로 소중히 쓰일 예정”이라며 “부부의 큰 뜻에 숙명여대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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