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의 조별리그 첫 경기(24일)을 앞두고 응원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거리 응원 대신 경기 관람이 가능한 음식점, 술집 등에서 실내 응원을 택한 축구팬이 늘고 있다. 사상 초유의 겨울 월드컵으로 거리 응원하려면 추위를 감수해야 하는 데다, 이태원 핼로윈 참사 이후 많은 인파가 몰리는 장소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축구팬들 사이에선 경기 관람이 가능한 대학가와 번화가 술집과 음식점을 예약하기 위한 경쟁이 월드컵 개막 전부터 치열했다. 24일 국가대표팀의 첫 경기를 지인들과 함께 보기로 한 대학원생 신모 씨(24)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술집을 가까스로 예약했다. 신 씨는 “경기 열흘 전이었는데도 예약이 가득 찬 가게가 많았다”며 “스크린이 잘 보이는 좋은 자리를 찾느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중앙대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월드컵 개막 3주 전부터 예약받기 시작했는데 3일 만에 예약이 가득 찼다”며 “지금도 하루에 30~40건씩 예약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독 과거 월드컵에 비해 많은 축구팬이 실내 응원이 몰리는 건 이례적으로 겨울에 열린 월드컵인데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여파로 많은 인원이 몰리는 행사를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24일 첫 경기를 술집에서 보기로 한 대학생 우민식 씨(24)는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고가 또 나지 말란 법이 없으니, 거리 응원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월드컵 특수’를 반기면서도 안전사고 대비에 전보다 신경 쓰는 분위기였다. 중앙대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방성욱 씨(38)는 올해 여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당시 하루 300명까지 예약을 받았으나 이번 월드컵 기간에는 60명으로 예약 인원을 줄였다. 방 씨는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하거나 사람이 너무 몰려서 괜히 안 좋은 평가를 받을까 걱정돼 예약 인원을 줄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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