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시 섬 지역을 운항하는 여객선 운항사가 적자를 이유로 운항을 중지한 가운데 보령시가 지원을 약속하면서 운항이 가까스로 재개됐다. 그러나 보령시와 해운회사 모두 경영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못한 상태여서 이 같은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3일 보령시 등에 따르면 대천항을 출발해 호도∼녹도∼외연도 등의 섬을 운항하는 신한해운이 유류비 상승 등 적자를 이유로 폐업신고를 한 뒤 17일 운항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호도 184명, 녹도 221명, 외연도 353명 등 총 758명이 사실상 고립됐다.
이에 충남도와 보령시는 도 항만순찰선(충남 901호)과 시 행정선(충남 503호), 시 어업지도선(충남 201호) 등 3척을 18일 긴급 투입해 60여 명을 수송했다. 하지만 이 행정선 등은 고유 업무가 있어 지속적으로 투입하긴 어려운 상태다. 그러자 보령시는 19일에서야 유류비와 인건비 등 운항 결손을 보조하는 쪽으로 해운사와 협의한 뒤 운항하도록 했다. 보령시 관계자는 “대산지방해양수산청이 내년 이 항로를 국가 보조항로로 지정 신청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가 보조항로로 지정받기 위해선 ‘해운법’을 비롯한 ‘지방자치법’ 등 관련 규정이 복잡하고 대통령령으로 위임한 사무와 해양수산부 장관의 검토 등 까다로운 절차가 산재해 있어 지정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따라 충남도와 보령시, 해운회사 등의 지속 가능한 경영 개선책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노선의 경우 2020년 총이용자는 주민과 관광객을 포함해 하루 744명, 지난해에는 423명으로 뚝 떨어졌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비접촉 섬 여행객의 전국적인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보령지역 여객선 이용객은 되레 감소한 것. 한 관광 전문가는 “보령지역 여객선의 적자 개선을 위해선 ‘아름답고 먹을 것이 풍부한’ 섬 여행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보령지역 섬을 방문한다는 것은 대천해수욕장, 인근 해저터널 주변 등과 연계 효과가 있어 충남도와 보령시, 해운회사, 주민 등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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