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로 일반 주유소들의 ‘기름 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탱크로리(유조차) 기사들의 최근 대거 화물연대에 가입해 이번 파업에 동참하고 있어서다. 특히 고속도로 등 하루 판매량이 많은 주유소는 2, 3일 만에 재고가 소진돼 화물연대 파업이 길어지면 영업중단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25일 정유 및 주유업계에 따르면 6월 10% 수준에 불과했던 탱크로리 기사들의 화물연대 가입률은 최근 70%대로 치솟았다. 특히 서울·수도권에선 가입률이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탱크로리 기사들은 대형 컨테이너와 시멘트에만 적용되는 안전운임제 범위를 확대하고 운송료를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올 들어 화물연대의 수도권 지역 한 지부가 탱크로리 기사들을 조합원으로 받은 뒤 파업 효과가 큰 것을 확인하자 5개월 사이 전국 기사들에게 가입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탱크로리의 경우 일반 화물차량과 달리 대체가 불가능해 화물연대가 특히 공을 들였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주유업계는 거의 처음 맞는 운송 중단 위기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통상 주유소 탱크에 기름을 한 번 채우면 소진 시까지 2주 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판매량이 높은 고속도로 주유소나 서울·수도권 도심의 일부 주유소는 2, 3일 만에 재고가 떨어지기도 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6월 파업 때만 해도 정유업계와 큰 관련이 없었는데 가파르게 조합원이 늘어나 이번 파업에서는 직접 피해를 입게 생겼다”라며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투쟁 방식들을 알 수 없어 걱정이 크다”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정유업체나 주유소 영업 피해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발이 묶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미리 재고를 최대한 확보해뒀지만 파업이 확대되고 장기화되면 주유소 재고는 바닥날 수밖에 없다”라며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야 하는 국민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대한송유관공사 판교 저유소 등에는 현재 경찰 병력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 중이다. 화물연대가 비조합원이 기름을 나르는 행위마저 저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아직 물리적인 위협은 없지만 조합원이 비조합원 기사에게 대체 수송을 하지 말라고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6월 파업 때처럼 쇠파이프가 동원되고 비조합원의 운송장을 일일이 확인해 운송을 막는 사례가 반복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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