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수록 오미크론 감염 취약…10대 전파속도, 델타 변이 3배

8일 오전 대구 수성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방역복 차림의 근무자가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앞두고 잔뜩 겁먹은 어린이를 안심시키고 있다. 2022.2.8/뉴스1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는 앞선 다른 변이들에 비해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더 걸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의학계의 추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입증됐다.

전준영 국립암센터 감염내과 전문의와 김용대 서울대학교 통계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내용의 연구 결과를 지난 23일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의학’(BMC Medicine)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델타 변이 발생 전인 3차 유행(2020년 10월 15일~12월 22일), 델타 변이의 4차 유행(2021년 6월 27일~8월 21일), 올해 초 오미크론이 크게 번진 5차 유행(2022년 1월 1일~31일) 기간을 대상으로 연령대별 전파 확률을 비교했다.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는 백신 접종의 효과와 접종자별로도 시간 경과로 인한 면역력 차이가 있는 변수를 배제했다.

델타 변이 발생 전과 오미크론 변이 확산 후를 비교한 결과 10~15세에서 오미크론 변이 이후 전파 확률이 5.28배 높아졌고 15~19세도 5배 가까이 높아졌다. 반면 50세 이상에서는 오미크론 이후 전파 확률이 2배 정도 커지는 데 그쳤고, 75세 이상에서는 1.12배로 오미크론 확산 후에도 별 차이가 없었다.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 시기를 비교하면 10~19세의 오미크론 변이 전파력은 약 3배 높아졌고, 75세 이상에서는 0.93배로 오히려 소폭 떨어졌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폐보다 상기도(기도의 윗부분)에서 더 감염이 잘 일어나기 때문에 상기도가 어른보다 좁은 어린이가 감염에 더 취약하다고 판단해 왔다. 이런 특성은 인플루엔자와도 비슷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미국과 영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유행 이후 청소년 입원율이 3배 이상 높아진 상황과도 연결된다며 어린이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