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청소년 마약 실태조사…은둔형 외톨이 등 지원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8일 14시 05분


내년부터 만 18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약류 중독 실태조사가 실시된다. 최근 마약류의 온라인 유통이 늘면서 마약에 손대는 10대가 증가하고 있지만, 정확한 실태 파악과 예방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정부는 28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사회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위기·취약 청소년 지원정책 개선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위기·취약 청소년은 빈곤, 가정폭력, 정서·학습·발달장애 등의 이유로 정상적인 학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뜻한다. 위기 유형에 따라 중복 집계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규모를 추산하기는 어렵다. 다만 정부는 전체 아동과 청소년 약 1201만 명(0~만 24세) 중 4.8%(57만 명)~9.6%(115만 명)가 이에 해당할 것으로 추산한다. 또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정책 지원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내년부터 10대 마약 실태조사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11.28. [서울=뉴시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11.28. [서울=뉴시스]
정부는 10대 마약류 중독을 줄이기 위해 정확한 실태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2017년 119명이었던 10대 마약사범은 지난해 450명으로 급증했다. 최근 텔레그램 등 비밀 채팅방을 통한 마약류 유통이 증가하면서 이를 사는 10대도 늘고 있다. 현재 5년 주기의 마약류 중독자 실태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만 18세 미만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돼 정확한 실태 파악이 어렵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 4분기(10~12월)부터 만 18세 미만 청소년 대상 마약 실태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조사 대상 선정 등 세부 계획을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전담 교원 연수와 외부 전문 강사 초청 등을 통해 학교 내 마약 예방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정신건강 보호 프로그램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확대한다. 기존에는 우울감을 호소하는 등 정신건강 위기 학생을 중심으로 지원됐다면, 앞으로는 예방 차원에서 모든 학생을 관리하는 것이다.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스스로 진단해 볼 수 있는 마음 건강 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내년 하반기(6~12월)부터 시범 운영할 방침이다. 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를 지원하도록 내년도 예산 90억 원을 편성했다.
● 위기 사각지대 청소년 적극 발굴
그동안 지원 사각지대에 있었던 위기 청소년도 적극적으로 발굴하기로 했다.

외부 활동을 중단하고 자신을 고립시키는 ‘은둔형 외톨이’가 대표적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은둔형 외톨이 규모는 약 13만1000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집 밖에 나오지 않는 이들의 특성상 정확한 대상자 발굴과 지원이 쉽지 않다. 정부는 최근 서울시와 광주시 등 은둔형 외톨이 발굴 및 지원에 적극적인 지자체 사례를 참고해 지역별로 ‘원스톱 지원 전담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일명 ‘느린 학습자’로 불리는 경계선 지능 학생 지원도 강화한다. 경계선 지능은 지능지수(IQ) 70~85에 속해 지적장애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학업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뜻한다. 정부는 내년부터 경계선 지능 선별 검사를 새로 개발해 보급하고, 직업 탐색 프로그램을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또 범부처 차원에서 이들의 생애주기별 지원 정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범죄를 저지르고 수감된 소년원학교 재학생 지원도 강화한다. 최근 촉법소년 나이가 만 14세에서 만 13세로 낮아지면서 향후 소년원학교 재학생은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 및 교정 기능을 강화해 이들의 원만한 사회 복귀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는 이들의 학업 수준을 진단해 기초학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학습 지도와 상담을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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