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Qatar2022]
3000여명 ‘붉은악마’ 광화문 모여… 우비 입고 구호 외치며 열띤 응원
한국 패배에 “3차전 이기자” 격려… 안전요원 1500명 투입 만일 대비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고3이라 제대로 응원하지 못했던 한을 풀기 위해 빗속 응원을 나왔습니다. 대∼한민국!”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대표팀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린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민기웅 씨(39)는 비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목이 터져라 응원 구호를 외쳤다. 빗속에서 응원봉을 흔들던 시민들은 전반전 가나에 선제골과 추가골을 내주자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후반전 조규성 선수의 멀티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자 분위기가 반전돼 광장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며 대표팀에 힘을 보탰다. 경찰은 이날 오후 11시 기준으로 거리응원에 모인 시민을 약 3000명으로 추산했다.
○ 경기 4시간 전부터 우비 입고 모여
이날 광화문광장에선 24일에 이어 두 번째 거리응원전이 펼쳐졌다. 경기를 4시간 앞둔 오후 6시경부터 광화문광장에는 이미 붉은 옷을 입고 응원봉을 든 응원단 100여 명이 모여 경기를 기다렸다. 대부분 우비를 입은 채 응원 구호를 외치며 오랜만의 거리응원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2시간 전인 오후 8시경에는 1000여 명이 모여 ‘오 필승 코리아’ 응원가를 불렀다. 대학생 김남현 씨(25)는 “기말고사가 2주 남았지만 한국이 16강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시험을 제쳐두고 응원 나왔다”며 “비가 와도 개의치 않고 목이 터져라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대학교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응원하러 왔다는 최민규 씨(23)는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대표팀 모두 부상 없이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 빗속에서 울려 퍼진 “대∼한민국”
시민들은 젖은 잔디 위에 돗자리를 깔고 두꺼운 점퍼와 우비를 입고 경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날씨가 무슨 상관이냐는 듯 자리에서 일어서 열띤 응원에 합류했다.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치고 박수를 치자 분위기가 금세 달아올랐다.
전반전 24분과 34분에 잇따라 가나 선수들의 골이 터지자 곳곳에서 아쉬운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내 “괜찮다” “이길 수 있다”며 목청 높여 응원했다. 일부는 전반전이 끝나고 발을 돌렸지만 대부분은 자리를 지켰다.
후반전에 조규성 선수가 두 골을 몰아치자 시민들은 서로 끌어안고 함성을 지르며 “다시 시작”이라고 외쳤다. 이후 응원단 구호에 맞춰 열띤 응원을 이어갔지만 결국 가나에 한 골을 더 허용하고 경기가 끝나자 일부는 눈물을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잘 싸웠다”, “3차전은 꼭 이기자”며 서로를 격려했다.
○ 안전요원, 1차전 때보다 많은 1500명 투입
주최 측인 붉은악마와 경찰 소방 등은 비가 오는 점을 감안해 안전 관리 인력을 1차전 거리응원 때보다 더 늘려 약 1500명을 투입했다.
1차전 때 광화문광장에 8개 기동대를 투입했던 경찰은 12개 기동대를 투입했다. 현장 투입 인력은 경찰관 150명, 기동대 700여 명, 특공대 20명 등 870여 명으로 1차전 때 620명에 비해 40% 이상 늘었다. 서울시와 붉은악마는 1차전 때와 동일하게 각각 276명과 341명의 안전요원을 투입했다.
비로 인해 체온이 급격하게 저하되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서울시는 이날 광장 중앙에 난방기구와 환자용 간이침대 등이 구비된 임시대피소를 설치하고 저체온증이 온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도 비로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시민이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1차전보다 소방차량 3대를 더 배치해 구급대원 67명을 현장에 대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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