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은 기온이 높고 습한 여름철에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겨울철에 유독 기승을 부리는 식중독균이 있다. 바로 ‘노로바이러스’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식중독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발생한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은 총 230건이다.
이 가운데 145건은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발생해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환자 수도 전체 4817명 중 2524명(52%)이 이 기간에 집중됐다.
지정선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겨울엔 기온이 낮아 어패류나 해산물이 상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익히지 않고 먹는 경우가 많다”면서 “노로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음식은 익혀서 먹고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로바이러스, 겨울에도 생존력 강해…구토·설사 증상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겨울철에 급성 장염을 일으키는 크기가 매우 작고 구형인 바이러스다. 사람의 소장이나 대장에서 증식한다.
자연환경에서 장기간 생존이 가능한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고, 60도에서 30분 동안 가열해도 감염성이 유지된다. 또 일반 수돗물의 염소 농도에서도 그 활성이 상실되지 않을 정도로 저항성이 강하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일(12~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오심(惡心)이나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2~3일 동안 증상이 지속하다 빠르게 회복된다.
소아는 구토가 흔하고 성인은 설사가 주로 나타난다.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지정선 교수는 “발열은 감염된 환자의 절반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하고, 물처럼 묽은 설사가 하루 4~8회 정도 나타난다”며 “다만 노로바이러스 장염은 장에 염증을 일으키지 않는 형태의 감염으로 설사에 피가 섞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회복…노인·영유아 합병증 주의
노로바이러스는 단 10개의 입자로도 쉽게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높다. 주로 감염자의 대변이나 구토물, 감염자가 접촉한 물건을 통해 바이러스에 오염되고, 바이러스가 입을 통해 몸으로 들어오면 감염을 일으킨다. 전염성은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에 가장 강하고, 회복 후 3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 전염성이 유지된다.
노로바이러스는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저절로 회복된다. 보통 수분을 공급해 탈수를 교정해주는 보전적 치료가 이뤄진다. 구토나 설사가 심한 경우 추가적인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지정선 교수는 “노로바이러스는 대부분 저절로 회복돼 경과가 좋다”면서도 “노인이나 소아, 영아는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노로바이러스를 예방하려면 외출 후나 화장실을 사용한 후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조리를 시작하기 전후에도 반드시 손을 씻는다.
식품을 조리할 때 85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한 뒤 조리하고, 조리된 음식을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또 채소류 등 비가열 식품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섭취한다.
지 교수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음식은 익혀 먹기, 물 끓여 먹기 등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며 “생굴, 조개, 회 등 익히지 않은 어패류나 수산물을 먹을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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