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멘트업종을 대상으로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지만 시멘트 운송 차질은 계속되고 있다. 시멘트업계 누적 피해액은 800억원을 넘어섰다.
30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전날 시멘트 전체 출하량은 2만1000톤으로 성수기 하루 20만톤의 10.5% 수준에 그쳤다. 시멘트 성수기는 9월부터 12월 초까지다.
협회는 전날 피해액을 179억원으로 추산했다. 파업 첫날인 지난 24일부터 6일째(29일)까지 누적 피해액은 821억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시멘트업계 집단 운송거부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운수사 201개, 종사자 2500여명이 대상이다. 업무개시명령 발동은 2003년 화물연대 총파업을 계기로 2004년 도입된 이래 처음이다.
하지만 같은날 출하량은 28일 출하량(2만2000톤)보다 오히려 1000톤 줄었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며 강경하게 대응했지만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 차주들의 현장 복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무개시명령에도 시멘트 운송이 정상화되는 데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업무개시명령이 실제 효력을 발휘하는 데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명령의 법적 효력은 송달 과정이 있어야 발생한다. 명령은 화물연대 전체가 아닌 운송계약을 맺고도 업무를 거부한 개인과 법인에 내려진다.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화물연대 조합원은 다음날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업무개시명령은 강제성이 높은 조치다. 명령이 내려지면 운송사업자·종사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고, 거부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명령을 위반하면 화물차운송사업·운송가맹사업 허가가 정지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
그런데 화물연대 조합원(2만2000여명 추정) 중 40%가 집회에 참여하고 있고 전국에 분산돼 있어 명령서 송달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운송거부자를 판단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명령이 법적 효력을 갖게 되더라도 화물연대 소속 BCT 차주들이 업무에 복귀할 가능성도 현재로선 낮은 상황이다.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에도 굴하지 않고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도 업무 복귀에 관한 기대가 높지 않은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업무개시명령 발동으로 정부의 강력한 의지는 확인했지만 실제 복귀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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