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한 지 일주일이 넘어가면서 ‘월드컵 피로감’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밤 늦게까지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느라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체 리듬이 깨지면서 일찍 잠들기 어렵고 층간 소음 때문에 ‘강제 기상’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상당수 직장인들은 4년 만에 돌아오는 빅 이벤트인 만큼 피곤함을 감당하겠다는 반응이다.
◇우루과이전 선전…택시 늦게 잡혀 다음날 출근해서 ‘멍’
직장인들의 월드컵 앓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지난 24일 우루과이전부터다. 30대 남성 A씨는 30일 “원래 축구를 잘 안보는데 한국팀이 너무 선전해서 후반전까지 끝까지 다 봤다”며 “흥에 겨워 막차를 안타고 맥주 한잔 더하러 갔는데 집에 올 때 택시가 빨리 안잡혀서 귀가 때 곤혹스러웠다”고 말했다.
A씨는 “다음날 출근해서도 뭔가 멍한 상태로 오전을 보냈다”며 “이런 학습효과로 가나전때는 전반만 보고 대중교통을 타고 집에 왔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B씨는 우루과이전 이후에 열린 포르투갈과 가나전을 보고 나서 출근을 못할 뻔 했다고 토로했다. B씨는 “한국과 우루과이전이 끝나고 이어서 중계가 시작된 포트루갈과 가나 축구를 보고나니 새벽 3시가 넘었다”며 “회사에 지각할 뻔했지만 높은 수준의 축구 경기를 한꺼번에 많이 볼 수 있어서 피로는 충분히 감당할만 하다”며 웃었다.
◇주변서 보니 나도 보게 돼…2시간 자고 출근한 상사 ‘꾸벅’
평소 축구를 즐기지 않던 이들도 월드컵 만큼은 예외다. 친구나 직장동료와 함께 호프 등에서 월드컵 경기를 함께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월드컵 앓이도 전염됐다.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새벽 6시에 출근하고 일직 퇴근하는 유연근무를 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며 “경기를 다 보지도 않았는데 출근하고 나니 피로가 몰려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무 특성상 직장 상사는 더 일찍 출근하는데 물어보니 2시간만 자고 출근했다고 한다”며 “주변에 꾸벅 꾸벅 조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직장이 최모씨는 응원 함성에 잠이 깨 다음날 업무에 지장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원래 축구를 안보는데 주변에 함성소리가 너무 크게 나 잠을 설쳤다”며 “다음날 출근해서 수면 흐름이 깨져서 하루 종일 멍한 상태로 일했다”고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러면서 “축구가 끝나고 나서도 지인들끼리 축구 이야기를 카카오톡으로 하다보면 밤새는게 일쑤”라며 “회사에서 졸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던데 나중에 물어보면 밤새 축구를 본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청한 30대 남성은 “그래도 한국의 마지막 경기가 토요일 자정에 열려 다음날이 휴일이라서 다행”이라며 “그날만큼은 다음날 출근 걱정 없이 즐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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