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놈의 XX” 편의점 알바 머리채 잡고 폭행한 男…경찰 가고 또 왔다

  • 뉴스1
  • 입력 2022년 12월 1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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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편의점 직원을 폭행하는 모습. 직원은 웅크린 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다. (MBC 갈무리)
사우나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편의점 직원을 폭행하는 모습. 직원은 웅크린 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다. (MBC 갈무리)
편의점에서 한 중년 남성이 알바생을 상대로 이유 없이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출동한 경찰은 영수증을 확보했다는 이유로 남성을 붙잡지 않았고 2시간 뒤 남성은 편의점을 재방문해 행패를 이어갔다.

30일 MBC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서울 강동구에서 주황색 사우나복을 입은 중년 남성 A씨가 한 편의점을 찾았다.

A씨는 알바생 B씨에게 종이컵을 내던지며 반말로 시비를 걸었다. 위협을 느낀 B씨는 계산대 안쪽으로 피했지만 A씨는 병 음료를 가져와 계산한 후 이를 바닥에 던져 깨뜨렸다.

A씨는 급기야 B씨의 얼굴을 때리며 계산대 안으로 들어가더니 계속해서 주먹과 손바닥으로 B씨의 머리와 안면을 여러 차례 가격했다. B씨가 웅크리며 방어하자 A씨는 머리채를 잡고 폭행을 이어갔다.

B씨는 “(A씨가) 처음부터 시비를 걸듯이 반말을 계속했다. 참다가 저도 반말로 응대를 했더니 ‘어린놈의 XX가’, ‘머리에 피도 안 말랐다’고 폭언을 쏟아내며 계속 때렸다”고 말했다.

편의점에 도착해 CCTV를 확인하는 경찰. (MBC 갈무리)
편의점에 도착해 CCTV를 확인하는 경찰. (MBC 갈무리)
보다 못한 주변 손님이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목격자는 “사정없이 죽일 듯이 때리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CCTV에 포착된 폭행만 17차례에 달했으며 B씨는 전치 3주 부상을 입었다.

B씨가 계산대의 112 비상벨을 눌러 신고한 사이 A씨는 유유히 편의점을 떠났다.

그런데 사건에 더해 이날 출동한 경찰의 안일한 초동대처도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가해 남성이 사우나복을 입고 있었다’는 직원의 진술을 듣고, CCTV까지 확인했는데도 같은 건물 지하에 있던 사우나에 가지 않았다.

경찰이 편의점 주변만 둘러보고 떠난 후 약 2시간 뒤, A씨는 같은 옷차림으로 다시 한 번 편의점을 찾았다. A씨는 “아까 결제했다가 깬 음료수를 다시 내놔라”며 우격다짐으로 음료수를 갈취해갔다. 그나마 그사이 교대한 다른 직원이 응대한 것이 다행이었다.

B씨는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무섭다”며 두려움을 호소했다.

경찰은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현장에서 영수증을 확보했기 때문에 긴급체포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검거해서 엄격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17차례나 폭행했는데 저걸 안 잡는다고?”, “다시 찾아왔을 때도 피해자가 그대로 있었다면 어땠을지 너무 아찔하다. 경찰 대응이 너무 미흡하다”, “경찰이 저러면 누구를 믿어야 할까. 정말 한탄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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