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문재인 정부 대북 안보라인 최고 책임자였던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약 10시간 만에 종료됐다.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5분경까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등 혐의를 받는 서 전 실장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구속 여부 판단은 3일 새벽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약 10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역대 최장 시간이다. 앞서 가장 오랜 시간 진행된 심사는 지난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당시 총 8시간 40분이 걸렸다.
서 전 실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단정하고 그와 배치되는 첩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정부의 ‘월북몰이’를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서 전 실장은 국가안보실을 비롯해 국방부와 해경의 업무수행에 있어 최종 결정권자이자 책임자”라며 “국민들에게 피격 공무원이 월북했다는 취지로 발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서 전 실장 측은 보안 유지를 위해 첩보 배포선을 제한했을 뿐 삭제 지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서 전 실장 변호인은 “국가안보와 관련한 중대하고도 급박한 상황에서 여러 부처에서 수집된 제반 첩보를 기초로 정책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한 서 전 실장은 ‘심경을 알려달라’, ‘당시 대통령 지시가 있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피격 공무원 이 씨의 친형인 이래진 씨는 “동생이 죽었으므로 명백히 살인죄를 물어야 한다”며 “유가족의 분노와 아픔을 재판부가 절대 잊지 말고 제대로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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