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 98%가 식수원인 동복댐 저수율이 30% 이하로 떨어진 ‘심각한 가뭄 상황을 알고 있으며 물 절약 운동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광주시는 지난달 24∼28일 시민정책참여단 1만9406명을 대상으로 가뭄대책 및 물 절약 실천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가뭄 상황 인식 정도를 묻는 질문에 2277명 중 2226명(97.7%)이 “가뭄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 절수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물 절약 실천 방안 가운데 시민들이 우선 참여하는 방안은 △빨랫감 모아서 한 번에 세탁하기(37%) △가정 수도밸브 수압 낮추기(25%) △샤워시간 절반 줄이기(22%) △양치 컵 사용(15%)의 순이었다. 시급한 가뭄대책으로는 △시민들의 생활 속 물 절약 실천(55%) △물 절약 캠페인 및 홍보(23%) △제한 급수(16%) △한시적 수도요금 인상(3%) 등으로 답했다.
가뭄 대책 및 물 절약 방안을 묻는 주관식 답변 1629건에는 △수도 사용량 줄어든 가정과 업소 인센티브 제공 △물 절약 실천 우수 자치단체 등에 수도요금 인하 등 특별혜택 등 물 절약 캠페인 동참에 참여할 동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광주시의 지난달 수돗물 생산량은 47만8000t(1일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돗물 생산량 49만9000t(〃)에 비해 21만 t가량 줄었다. 하루 4.2%가량 감소한 것이다. 광주시는 수돗물 절수운동이 시작된 10월 세 번째 주 이후 수돗물 생산량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업종별 요금 부과율을 분석한 결과, 가정용 수돗물 감소 폭이 3.3%로 가장 컸다. 가정용 중 아파트가 5.4% 줄어들어 아파트 주민들의 절수운동 동참이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용 물 사용량도 0.9% 줄었다. 이정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겨울철 눈, 비가 내리더라도 땅이 말라 있어 댐 저수율 증가효과가 미비하고 절수운동이 가장 효과적이었다”며 “시민 20% 절수운동이 빨리 성공할수록 제한급수의 위험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기록적인 가뭄의 영향으로 광주·전남 식수원인 동복댐과 주암댐의 저수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2일 동복댐 저수율은 29.96%다. 동복댐이 1985년 완공된 뒤 연말 저수율이 30% 이하로 떨어진 것은 1992년 이후 두 번째다. 광주의 가장 큰 식수원인 주암댐이 1994년 완공된 것을 감안하면 1992년 상황보다 가뭄이 심각하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는 4일 동복댐 저수율은 29.75%, 주암댐 저수율은 30.91%로 수돗물 공급 가능날짜는 각각 124일, 150일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동복댐에서 하루 20만 t, 주암댐에서 하루 30만 t의 물을 공급받고 있다. 광주시는 동복댐과 주암댐 고갈을 막기 위해 시민들의 절수운동 이외에 상수도관 수압저감, 누수시설 정비, 지하수 개발, 영산강 등 하천수 사용 각종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광주시는 동복댐 고갈 예상 시점을 내년 3월에서 장마철인 내년 6월까지 연장하기 위해 시민 수돗물 사용량 20% 절감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유례없는 가뭄 상황에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물 절약을 실천하고 있다”며 “모두가 노력해 가뭄위기를 극복하고 근본적인 기후위기 대안까지 마련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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