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이어 충남도 정부가 실내 마스크 의무 조치를 해제하지 않을 경우 자체적으로 해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아직은 시기상조란 입장이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5일 오전 충남 홍성군 도청에서 간부회의를 갖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얼마만큼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런 점을 방역당국에 전달해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를) 적극 검토하도록 요청해 달라”고 지시했다. 김 지사는 “최근 투자 유치 등을 위해 미국과 유럽 등 6개국을 방문했는데 (실내외 모두) 마스크를 쓰는 사례를 보지 못했고 의무화돼 있지도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충남도는 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실내 마스크 효과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외국 상황도 조사할 계획이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시도지사는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준수를 명령할 수 있고, 해제 권한 역시 시도지사에게 있다.
전국 시도 중 처음으로 실내 마스크 해제 방침을 밝힌 이장우 대전시장도 5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방역당국과 협의하겠지만, 반대 의견이 있더라도 내년 1월 1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이날 설명 자료를 내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국무총리)과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장(지자체장)을 지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정부가 각 지자체에 대한 지휘권을 가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당장 마스크를 벗으면 중환자와 사망자가 늘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위원장은 마스크 해제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고령층 개량 백신 접종률 50% 달성을 꼽았는데, 이날 0시 기준으로 60세 이상의 개량 백신 접종률은 22%에 불과하다.
다만 방역당국이 당초 예정보다 일찍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 3월까지 ‘절대로’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할 수 없다는 것이라기보다 중대본 차원에서 결정을 내리기 전 지자체가 독자 행동을 하지 말라는 취지”라고 했다. 중대본은 15, 26일 공개토론회를 열고 방역지침 완화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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