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을 검토 중이지만 전날 이들에 대한 영장 기각으로 수사가 이미 동력을 상당 부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수본 관계자는 6일 “이 전 서장 등에 대한 영장 재신청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수본이 앞서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통해 여러 증거를 모았음에도 법원이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한 것으로 볼 때, 영장을 재신청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수본이 사실상 핵심 피의자 혐의 소명에 실패한 걸로 보인다”며 “구속영장을 재신청해도 발부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경찰 안팎에선 ‘부실한 사전·사후 조치가 참사를 낳았다’며 이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한 특수본의 논리가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법무법인 아리율의 백성문 변호사는 “경찰의 조치 미흡과 부상, 사망자 발생의 인과관계 입증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법원이 형사책임 인정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라고 했다.
향후 ‘윗선’ 수사 확대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현장 책임자의 혐의가 뚜렷치 않다면 지휘 책임을 지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의 혐의 입증은 더욱 어렵다는 분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용산구청, 행정안전부 등 타 기관 피의자의 영장 신청 방침도 재검토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이태원 참사로 아들을 잃은 이종철 씨(54)는 이 전 서장 등에 대한 영장 기각을 두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며 “(같은 경찰) 식구끼리 수사해서 이렇게 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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