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은 6일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인근에서 열린 민노총 서울·경기 지역 총파업·총력투쟁대회에서 이렇게 외쳤다. 하지만 대형 사업장 노조들이 파업에 불참하면서 실제 노동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파업 장기화에 따라 화물연대 내부 결집력도 흔들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 “총력투쟁” 외침에도 대형 노조 불참
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경기를 포함한 15개 지역에서 순차 집회를 열었다. 양 위원장은 “화물노동자의 정당한 파업에 대해 저들은 재난, 핵 위협 등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도 “업무복귀명령에 투쟁 대오가 흔들리고 물량이 늘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했다.
민노총은 지난달 30일 급하게 이번 파업·집회를 결정하면서 쟁의권이 있는 사업장은 파업을 하고, 노조 간부와 휴가·조퇴자 등을 동원해 투쟁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파업에 참여한 사업장은 거의 없었다. 이날 예정됐던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노조의 공동 파업은 현대중공업 노사가 임단협 잠정 합의에 이르면서 현대삼호중공업의 단독 4시간 부분파업으로 끝났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제철 노조도 파업에 불참했다.
이날 민노총은 집회에 전국적으로 2만여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참여 인원을 1만5600명으로 추산했다. 최근 민노총이 대규모 집회를 연달아 열면서 조직 동원 여력이 부족한 데다, 개별 노조의 조합원들이 민노총 지시에 따라 결집하는 것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저조한 집회 참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대화 창구 모색하는 화물연대
정부가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가자 화물연대의 파업 대오가 흔들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그동안 화물 운송이 사실상 중단됐던 광양항에서 이날 운송이 재개됐다. 광양·여수·순천 지역 대형 화물차 운전자 3000여 명은 모두 화물연대 조합원이다. 경찰 관계자는 “광양 지역 화물연대 조합원 상당수가 화물 운송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 전남본부는 “긴급물량 반출을 위한 일시적 조치로 7일부터 광양항을 다시 잠글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일 기준 시멘트 출하량은 평년 대비 88%, 레미콘 생산량은 평년 대비 61% 수준까지 회복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대규모 아파트 건설현장 일부는 타설 작업을 재개했다. 전국 12개 항만의 6일 오후 5시 기준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시 대비 99%였다.
파업이 장기화되자 화물연대 내부에서도 정부와의 대화 창구를 찾고 있다. 하지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화물연대 포항지역본부를 방문해 “조건 없는 복귀 뒤 합법적인 틀 내에서 논의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화물연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노동계 관계자는 “화물연대는 자신들의 파업이 정치적으로 변질돼 공격받는 것에 큰 부담을 느껴 빨리 정부와 대화에 나서고 싶은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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