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후 또 절도한 왕년의 ‘대도’ 조세형, 2심서 감형

출소 한 달여 만에 전원주택을 침입해 금품을 훔치다 붙잡힌 ‘대도(大盜)’ 조세형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수원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김성수)는 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를 받은 조세형과 공범 A 씨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조세형은 1970~1980년대 어음 사기를 저지른 장영자 씨의 다이아몬드를 훔친 것을 비롯해 사회 고위층과 부유층을 상대로 절대 행각을 벌여 ‘대도’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한 재판에서 ‘외국인의 집은 털지 않겠다’, ‘훔친 돈의 30~40%는 헐벗은 사람을 위해 사용한다’ 등이 자신의 원칙이라고 주장해 의적으로 미화되기도 했다.

1982년 구속돼 15년 수감생활을 한 조세형은 출소 뒤 선교활동을 하며 새 삶을 사는 듯했다. 하지만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에 들어가 절도 행각을 벌여 다시 붙잡혔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2004년 3월 출소해 귀국한 조세형은 1년 만에 한 치과의사의 집에 들어가 금품을 훔쳐 징역 3년, 2010년에는 장물 관련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75세이던 2013년에는 서울 절도 행각을 벌이다 만년필을 든 채 경찰에 저항하기도 했다.

2019년 6월 조세형은 서울 광진구 다세대 주택에 침입해 현금을 훔친 혐의로 체포됐고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올해 1월 그는 출소한 지 한 달 만에 교도소 동기인 A 씨와 함께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전원주택에 들어가 2700여만 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조세형이 한 건의 범행에만 가담한 점, A 씨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선고를 마친 재판장은 이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린다고 해서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이제 더는 죄짓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다. 백발노인이 된 조세형은 재판장을 향해 허리를 굽혀 연신 인사한 뒤 법정에서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