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1시 반 광주 서구 기아 광주1공장 서문. 전날 생산된 수출용 스포티지 차량 수백 대가 줄을 서 신호를 대기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잠시 후 신호가 바뀌자 스포티지 수십 대가 신속하게 공장을 빠져나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화물연대본부 파업이 14일째 이어진 가운데 기아는 이날 수출용 차량 1300여 대를 개별 운송(로드 탁송) 방식으로 80km가량 떨어진 목포항으로 이동시켰다. 광주와 전남 야적장 4곳에 1만6000대를 임시 보관해 왔지만, 야적장이 포화 상태가 되자 장거리 탁송을 시작한 것이다. 경찰은 약 50명을 주변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산업계 피해는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금호타이어는 노사 협상을 통해 생산량을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이달 들어 생산량을 30% 줄였지만 파업 장기화로 재고 보관 장소가 부족해지자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경찰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이날 화물연대 포항지역본부 50대 간부 A 씨가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송사 9곳에 “파업에 동참하지 않으면 응징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과 관련해 화물연대 포항지역본부 사무실과 천막농성장을 압수수색했다. 또 부산 강서경찰서는 이날 0시 2분경 비노조원 트레일러 기사 B 씨를 폭행한 혐의로 화물연대 조합원 C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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