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전 과목 만점자가 전국에서 3명 나왔다. 모두 과학탐구 영역을 선택한 이과생이다.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8일 2023학년도 수능 채점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전 과목 만점자는 총 3명이며 그 중 재학생이 2명, 재수생이 1명”이라고 말했다. ‘역대급 불수능’으로 꼽힌 2022학년도 수능에서 만점자가 1명 나온 데 이어 올해도 만점자가 적었다. 2021학년도에는 6명, 2020학년도에는 15명이 전 과목 만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도 수능이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학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상대적으로 수학을 잘 하는 이과 학생들이 유리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수학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145점)은 전년도(147점)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만점자는 전년도 2702명에서 올해 934명으로 급감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2번 등 공통과목이 어렵게 출제돼 문과 학생들이 만점을 받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능에서 사회탐구가 어렵게 출제된 것도 ‘문과 만점자 0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회탐구 중 가장 많은 학생들(13만6793명)이 선택한 ‘생활과 윤리’는 올해 만점자가 1133명으로 전년도 3951명에서 급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 사회탐구 과목의 난이도는 전년도보다 상승하고, 과학탐구는 전년도와 유사하게 출제되면서 문과 학생들이 만점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과생에게 유리한 문이과 통합 수능 특성에 따라 상위권 학생들의 이과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 선택과목 중 이과가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과 기하의 표준점수가 높게 형성돼 있다”며 “대체로 상위권 대학은 정시에서 표준점수를 활용하는데, 상위권 학생들은 이를 고려해 이과로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하면 자연계열과 인문계열에 모두 지원할 수 있지만,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면 인문계열로 지원 폭이 한정된다는 점도 고려 대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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