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표 받아든 고3 “딛고 일어서야죠”…“당황스럽네” 실망도

  • 뉴스1
  • 입력 2022년 12월 9일 10시 31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배부일인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성적표를 받아든 학생들이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2022.12.9 (사진공동취재단)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배부일인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성적표를 받아든 학생들이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2022.12.9 (사진공동취재단)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9일 각 고등학교 교실은 학생들의 희비가 명확하게 엇갈렸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는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성적표 배부 전 3학년 교실에는 맨 뒤에 서서 초조한 듯이 발을 동동 구르는 학생, 책생 위에 머리를 숙인 학생, 책상 위에 걸터 앉아 잡담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오전 8시45분쯤. 교실로 들어온 선생님이 칠판에 ‘2023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배부’라는 글씨를 적자, 학생들은 다들 자리에 앉았고 교실엔 정적이 흘렀다.

선생님이 한 사람씩 이름을 부르자 학생들은 교탁 앞으로 나와 성적표를 받아갔다. 성적표를 받아든 뒤 한숨을 쉬며 머리를 뒤로 넘기는 학생, 떨떠름한 표정으로 성적표를 쳐다보는 학생이 있었다. 한 학생은 성적표를 받자마자 가방에 넣어버렸다.

구명준 군은 “일단 아쉽다”며 “인생에 있어서 시작이니 딛고 일어서야죠”라고 힘차게 외쳤다. 이어 “사회탐구가 좀 어려워서 시험장에서 정신 잡기가 어려웠다”며 “만족스러운 과목은 딱히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배부일인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친구들과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2022.12.9 (사진공동취재단)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배부일인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친구들과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2022.12.9 (사진공동취재단)
문가람 군은 “영어랑 한국사는 공부한대로 나와서 만족한다”며 친구들이 모인 곳으로 향했다. 학생들은 “당황스럽네”, “이제 운전면허나 따자”, “표점이 왜이러냐”, “피시방이나 가자”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눴다.

성적표를 받아든 뒤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마치고 온 최의준 군은 “(다행히) 제가 원하는 결과가 나와서 마음이 편했다. 특히 영어가 불안했는데 잘 나왔다”며 “이제 친구들이랑 가족들이랑 여행도 다니고 어떻게든 좀 여유롭게 쉬고 싶다”고 웃었다.

이어 “담임 선생님이 평소에도 되게 많이 응원해주고, 힘든 것 있으면 고민도 많이 들어주셨다”며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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